어떤 증상으로 문의하셨나요?
30대 중반 / 여성 / 햇빛알레르기
지난여름 베트남으로 4박 5일 가족 여행을 다녀왔는데, 둘째 날부터 팔과 목, 가슴 위쪽에 좁쌀 같은 붉은 돌기가 빽빽하게 올라오고 밤새 가려웠습니다. 선크림은 아침에 한 번만 발랐고 반팔 차림으로 다녔습니다. 귀국 후 피부과에서 다형광발진 같다며 연고를 받아 2주 만에 가라앉았습니다. 겨울에 또 동남아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데, 다음에는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생기한의원 신도림점에서 답변해 드립니다.
출발 전부터 피부를 햇빛에 서서히 적응시키고, 현지에서는 옷과 모자로 가리는 차단을 기본으로 하면서 자외선 A까지 막는 차단제를 2~3시간마다 덧바르는 것이 핵심입니다. 지난번에 처방받은 약을 꼭 챙기고, 출발 전에 피부과와 한의원 진료로 미리 대비해 두시면 훨씬 좋습니다.
안녕하세요. 생기한의원 신도림점 전규리 원장입니다.
여행지에서 생긴 좁쌀 같은 가려운 발진은 햇빛 알레르기 중 가장 흔한 다형광발진의 모습입니다. 자외선을 받은 피부에서 생긴 물질을 면역이 이물질로 잘못 알아보고 공격하면서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설명합니다. 다형광발진은 자외선에 오래 노출되지 않던 피부가 갑자기 강한 햇빛을 받을 때 잘 생기는데, 그래서 봄철 첫 강한 햇볕이나 휴가지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적도에 가까운 동남아는 일 년 내내 자외선이 강하고, 바다와 모래, 수영장 물에 반사되는 자외선까지 더해집니다. 특히 한국의 겨울처럼 햇빛을 거의 받지 않던 피부로 동남아에 가면, 피부가 적응할 시간 없이 강한 자외선을 받게 되어 반응이 더 심해지기 쉽습니다. 증상은 보통 노출 후 몇 시간에서 하루 사이에 팔, 목, 가슴 위쪽처럼 평소에 가려져 있던 부위에 좁쌀 같은 돌기나 작은 물집, 붉은 반점으로 나타나고, 햇빛을 피하면 며칠에서 1~2주에 걸쳐 가라앉습니다. 자외선 A는 구름과 창문 유리도 통과하므로, 흐린 날이나 차 안에서도 반응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 두셔야 합니다.
다음 여행 전에 지난번 증상이 정말 다형광발진이었는지, 다른 원인이 겹친 것은 아닌지 점검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노출 직후 따갑고 벌겋게 달아오르다 며칠 뒤 껍질이 벗겨졌다면 일광화상에 가깝습니다. 여행 중에 먹은 약이 있다면 일부 항생제, 이뇨제, 소염진통제처럼 햇빛에 대한 예민함을 높이는 약이 있으므로, 이번 여행에 가져갈 약도 처방 의료진이나 약사에게 광과민 여부를 확인하세요. 동남아에서는 라임이나 레몬 즙이 손과 입 주변에 묻은 채 햇빛을 받으면 줄무늬 모양으로 붉어지고 물집이 생겼다가 갈색 자국이 남는 식물광피부염도 흔합니다. 덥고 습한 날씨에 옷으로 가린 곳까지 작은 돌기가 생겼다면 땀띠일 수 있고, 새로 산 선크림을 바른 부위만 가렵다면 차단제 성분에 대한 접촉 피부염도 생각해야 합니다. 얼굴의 양쪽 볼과 콧등에 나비 모양 붉은 반점이 생기고 관절 통증이나 미열이 함께 있다면 루푸스 감별을 위해 류마티스내과 진료를 받으세요. 여행 중 물집이 넓게 생기거나 얼굴이 크게 붓고 열이 나면 현지에서 바로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생기한의원에서는 햇빛 알레르기를 피부에 열이 쉽게 몰리고 그 열을 식히는 힘이 부족한 상태로 보고, 평소 더위를 많이 타는지, 땀과 갈증, 소화, 수면은 어떤지 함께 살펴 체질을 나눕니다. 열이 많아 피부가 쉽게 달아오르는 경우, 습열이 쌓여 진물과 가려움이 많은 경우, 진액이 부족해 피부가 건조하고 예민한 경우 등에 맞춰 열을 식히고 피부의 예민함을 가라앉히는 방향으로 한약을 처방합니다. 여행 전 몇 주 동안 피부와 몸의 반응성을 낮추는 기간을 두고, 여행 중에는 일정에 맞춰 복용 방법을 안내합니다. 가려움과 붉은 기가 남아 있을 때는 침과 진정 위주의 외용 관리로 회복을 돕습니다. 효과의 정도는 사람마다 달라 반응이 생기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는 없으며, 차단과 약을 함께 준비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피부과에서는 증상이 심한 분께 햇빛이 강해지기 전에 약한 광선을 미리 쬐어 피부를 적응시키는 치료나 예방 약을 쓰기도 하므로, 지난번처럼 심했다면 출발 전에 피부과 진료도 함께 받아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처방받은 연고와 가려움 약은 한약과 함께 쓰셔도 됩니다.
준비는 출발 2~3주 전부터 시작하세요. 해가 약한 아침이나 늦은 오후에 팔과 목을 10~15분 정도 햇빛에 내놓고, 피부에 이상이 없으면 시간을 조금씩 늘려 피부가 자외선에 익숙해지도록 합니다. 짐에는 얇고 통기성이 좋은 긴소매 셔츠나 래시가드, 챙이 넓은 모자, 선글라스, 양산을 넣고, 자외선 A 차단 지수(PA)가 높은 넓은 범위 차단제를 챙깁니다. 차단제는 외출 15~30분 전에 충분한 양을 바르고, 2~3시간마다, 그리고 물놀이와 땀을 흘린 뒤에는 바로 덧발라야 합니다. 지난번처럼 아침에 한 번 바르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현지에서는 햇빛이 가장 강한 한낮에 실내 일정이나 그늘 일정을 배치하고, 첫 이틀은 특히 노출 시간을 짧게 잡으세요. 라임과 레몬 즙이 피부에 묻으면 바로 씻어 냅니다. 지난번 처방받은 연고와 가려움 약은 꼭 챙기고, 발진이 시작되면 그날은 햇빛을 피하고 시원한 샤워 뒤 연고를 바르세요. 여행 중 하루 노출 시간과 장소, 증상이 나타난 시각을 메모하고 사진을 남겨 두면 귀국 후 다음 대비 계획을 세우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진료를 직접 보지 않고 드리는 답변이라 제한이 있습니다. 실제 피부 상태와 체질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니, 가까운 생기한의원 지점에 내원하셔서 확인받으시길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