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증상으로 문의하셨나요?
30대 초반 / 여성 / 아토피
30대 초반 여성이고 어릴 때부터 아토피가 있었습니다. 최근 아토피 관련 글을 읽다가 피부 단백질인 필라그린이 부족하면 아토피가 생긴다는 내용을 봤습니다. 저희 아버지도 피부가 유난히 건조하고 손바닥 주름이 깊은 편이라 유전인가 싶기도 합니다. 필라그린이 들어 있다는 화장품을 사야 하는지,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하면 아토피가 좋아지는지 정말 궁금합니다. 요즘은 팔 안쪽이 다시 가렵습니다.
생기한의원 안산점에서 답변해 드립니다.
필라그린은 피부 장벽을 이루고 천연 보습 성분을 만드는 데 중요한 단백질로, 필라그린 유전자 변이는 아토피피부염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변이가 있다고 모두 아토피가 생기지는 않고, 변이가 없는 아토피 환자도 많습니다. 장벽과 면역, 환경이 함께 작용하므로 보습과 염증 관리가 함께 필요합니다.
안녕하세요. 생기한의원 안산점 문원경 원장입니다.
필라그린은 피부 가장 바깥층인 각질층이 만들어질 때 각질 세포 안의 섬유를 단단하게 묶어, 납작하고 튼튼한 벽돌 모양의 각질 세포를 만드는 데 관여하는 단백질입니다. 각질층 위쪽으로 올라오면 필라그린은 잘게 분해되어 아미노산 같은 천연 보습 인자가 되는데, 이것이 각질 속 수분을 붙잡아 두고 피부 표면을 약한 산성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필라그린이 부족하면 각질층의 짜임새가 느슨해지고 수분을 붙잡는 힘이 떨어져 피부가 쉽게 건조해지고 갈라지며, 그 틈으로 알레르기 유발 물질과 세균, 자극 물질이 들어오기 쉬워집니다. 필라그린을 만드는 유전자에 기능을 잃는 변이가 있는 사람은 아토피피부염이 일찍 시작되고 오래가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가 여러 차례 보고되었고, 손바닥 주름이 깊고 정강이에 비늘 같은 각질이 생기는 어린선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다만 변이가 있어도 아토피가 생기지 않는 사람이 있고, 아토피 환자 중에도 변이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변이가 없더라도 아토피 염증 자체가 필라그린 생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원인이자 결과로 맞물려 있다고 이해하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그래서 필라그린 부족은 아토피의 여러 원인 가운데 장벽 쪽의 한 축으로 보는 것이 맞고, 아토피가 이것 하나로 설명되지는 않습니다. 아토피피부염은 장벽의 약함, 면역 체계의 과민 반응, 가려움과 긁기의 악순환, 집먼지진드기와 건조한 공기 같은 환경 요인이 함께 얽힌 질환입니다. 필라그린 유전자 검사는 연구나 특별한 경우에 쓰일 뿐 일반 진료에서 아토피를 진단하거나 치료를 정하는 데 꼭 필요한 검사는 아니며, 진단은 증상과 분포, 경과로 내립니다. 비슷하게 피부가 건조하고 각질이 많은 상태로는 어린선, 건성 습진, 갑상선 기능 저하에 따른 건조증 등이 있어 감별이 필요합니다. 정강이와 팔 바깥쪽에 물고기 비늘 같은 각질이 넓게 있고 가려움이 적다면 어린선을, 몸이 붓고 추위를 많이 타며 피로가 함께 있다면 갑상선 검사를 내과에서 받아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진물이 나고 노란 딱지가 앉거나 작은 물집이 무리 지어 생기면 세균이나 헤르페스 감염일 수 있으므로 피부과 진료가 먼저입니다. 아이에게 아토피가 생길까 걱정되신다면 증상이 보일 때 소아청소년과나 피부과에서 확인받으시면 됩니다.
생기한의원에서는 아토피를 장벽 하나의 문제로만 보지 않고, 장벽이 약해지는 체질적 바탕과 염증을 키우는 몸의 상태를 함께 살핍니다. 피부가 얇고 건조하며 각질이 많고 밤에 가려움이 심해지는 분은 진액과 혈이 부족해 피부를 적시지 못하는 상태로 보아 피부를 윤택하게 하고 영양하는 방향으로 한약을 처방합니다. 붉은 기와 열감, 진물이 두드러지는 분은 염증의 열을 먼저 식혀야 장벽이 회복될 여지가 생기므로 열을 내리는 쪽에 무게를 둡니다. 소화 기능이 약하거나 스트레스로 악화되는 분은 그 흐름까지 함께 조절합니다. 침과 약침으로 가려움을 줄여 긁기로 장벽이 다시 무너지는 고리를 끊고, 외용으로는 피부 상태에 맞는 보습제 선택과 바르는 양, 시점을 구체적으로 안내합니다. 치료는 염증과 가려움을 가라앉히는 단계, 장벽이 스스로 수분을 지키는 힘을 회복하는 단계, 재발을 줄이는 유지 단계로 이어집니다. 유전적 소인은 바꿀 수 없지만, 염증을 줄이고 장벽을 지키는 관리로 증상이 덜 올라오게 하는 것은 충분히 목표로 삼을 수 있습니다. 받고 계신 피부과 치료가 있다면 처방한 의료진과 상의해 병행하시면 됩니다.
필라그린이 부족한 피부를 위해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바깥에서 장벽 역할을 대신해 주는 꾸준한 보습입니다. 필라그린 자체를 바른다고 피부 속에서 그대로 쓰이는 것은 아니므로 특정 성분 이름에 매달리기보다, 세라마이드나 콜레스테롤, 지방산처럼 각질층 지질을 채우는 성분과 글리세린, 요소 같은 보습 성분이 들어간 무향 제품을 넉넉히 바르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샤워나 세안 뒤 물기를 가볍게 닦고 3분 안에 바르며, 하루 두 번 이상 충분한 양을 씁니다. 목욕은 미지근한 물로 짧게 하고, 비누는 땀이 많은 부위에만 순한 것을 씁니다. 실내 습도는 너무 건조하지 않게 유지하고, 털옷이나 거친 옷감은 피부에 직접 닿지 않게 면 옷을 안에 입습니다. 가족 중 아토피 소인이 있는 경우 아기 피부도 일찍부터 보습을 꾸준히 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보습제를 바른 횟수와 가려움 점수, 건조해지는 부위를 한 주 단위로 적어 보시면 어떤 관리가 맞는지 판단하기 쉬워지고, 진료 때 처방을 조정하는 근거로도 쓰입니다.
진료를 직접 보지 않고 드리는 답변이라 제한이 있습니다. 실제 피부 상태와 체질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니, 가까운 생기한의원 지점에 내원하셔서 확인받으시길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