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피부염은 정확히 어떤 병인가요?
가려움을 동반한 습진이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며 오래 이어지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에요.
나이와 부위는 달라도 가려움, 건조함, 반복이라는 세 가지가 함께 있으면 이 병을 먼저 떠올리게 돼요. 정식 명칭은 아토피피부염(atopic dermatitis)이고, 흔히 줄여서 '아토피'라고 부르며 예전 문헌에서는 아토피성 습진이라고도 썼어요. 다만 '아토피'라는 말은 원래 알레르기 체질 성향 자체를 가리키는 단어라서, 피부에 생긴 병을 말할 때는 아토피피부염이라고 구분해서 부르는 편이 정확해요.
진단은 피검사 한 가지로 정해지지 않아요. 가려움, 특징적인 부위와 모양, 만성적이거나 재발하는 경과, 본인이나 가족의 알레르기 질환 병력 같은 항목을 함께 보고 판단하거든요. 오랫동안 쓰여 온 하니핀-라이카(Hanifin & Rajka) 진단 기준도 주요 항목과 보조 항목을 조합하는 방식이에요. 그래서 혈액검사에서 알레르기 수치가 정상이라도, 수치만으로 있다 없다를 가르지는 않아요.
부위는 나이에 따라 달라져요.
같은 병인데도 나이마다 다른 자리에 나타나기 때문에, 부위만 보고 넘기지 않는 것이 첫 번째 확인 기준이에요.
※ 참고 문헌: Diagnostic features of atopic dermatitis, Acta Dermato-Venereologica, 1980 / 아토피피부염, 국가건강정보포털, 질병관리청

아토피피부염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타고난 소인, 피부장벽 결함, 면역 반응의 치우침, 환경 자극이 서로 겹치면서 만들어지고, 어느 하나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아요.
가족력이 있으면 확률이 올라가는 건 맞지만, 가족력이 없다고 안 생기는 병은 아니에요. 반대로 부모 모두 아토피피부염이 있어도 아이에게는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어요.
피부장벽 쪽에서는 필라그린(filaggrin)이라는 단백질이 자주 언급돼요. 필라그린은 각질층(피부 맨 바깥의 보호막)을 촘촘하게 다지고 수분을 붙잡는 역할을 하는데, 이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에 변이가 있으면 피부가 쉽게 건조해지고 외부 자극이 잘 스며들어요. 벽돌 사이 시멘트가 부족한 담장과 비슷하죠. 담장이 성글면 밖의 먼지와 바람이 안으로 들어오고, 안의 수분은 밖으로 새어 나가요.
그 틈으로 들어온 자극에 면역계가 과하게 반응하면 염증이 생기고, 염증은 다시 장벽을 망가뜨려요. 아토피피부염에서는 특정 면역 신호(2형 면역 반응)가 우세해지는 경향이 확인되어 있고, 최근 치료제 개발도 이 경로를 겨냥하고 있어요. 여기에 건조한 공기, 땀, 세정제, 집먼지진드기, 피부 표면 세균 균형의 변화 같은 환경 요인이 얹히면 악화가 반복되는 거예요.
환자 입장에서 확인해 보실 것은, 내가 바꿀 수 없는 바탕과 바꿀 수 있는 환경을 나누어 보는 일이에요.
※ 참고 문헌: Common loss-of-function variants of the epidermal barrier protein filaggrin..., Nature Genetics, 2006 / Atopic dermatitis, The Lancet, 2020
가려움이 먼저일까요, 발진이 먼저일까요?
아토피피부염에서는 가려움이 먼저 오고, 긁어서 발진이 만들어지는 순서가 흔해요.
그래서 이 병을 "가려움에서 시작되는 발진"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긁지 않으면 괜찮을 것 같은데 도저히 못 참겠다는 말은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에요. 장벽이 약해진 피부에서는 가려움을 전달하는 신경 말단이 표면 가까이까지 올라와 있어서, 평소라면 느끼지 못할 옷의 스침이나 체온 변화에도 가렵다는 신호가 켜지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