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증상으로 문의하셨나요?
40대 중반 / 여성 / 독나방 피부염
40대 중반 여성입니다. 지난 주말 아파트 단지 화단 정리를 하다가 나뭇가지에 붙은 털 많은 애벌레를 팔로 스쳤습니다. 그날 저녁부터 팔 안쪽과 목에 좁쌀처럼 붉은 것이 오돌토돌 올라오고, 밤에 잠을 못 잘 만큼 가렵습니다. 그런데 닿지 않은 배와 허벅지에도 몇 개씩 생겼습니다. 시원한 물로 씻고 집에 있던 가려움 연고를 발랐는데 닷새째 그대로입니다. 왜 이런 건가요?
생기한의원 수원점에서 답변해 드립니다.
송충이나 독나방 애벌레의 몸에는 아주 가는 독털이 빽빽하게 나 있어, 스치기만 해도 털이 피부에 박혀 염증과 가려움을 일으킵니다. 털은 옷과 손을 통해 다른 부위로 옮겨 가므로 닿지 않은 곳에도 생길 수 있고, 길게는 1~2주 이어지기도 합니다. 문지르지 말고 털부터 떼어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안녕하세요. 생기한의원 수원점 박용석 원장입니다.
흔히 송충이라고 부르는 털 많은 애벌레나 독나방 애벌레, 그리고 독나방 성충의 몸에는 눈에 잘 보이지 않을 만큼 가늘고 끝이 뾰족한 독털이 빽빽하게 나 있습니다. 이 털이 피부에 닿으면 작은 화살처럼 표피에 박히고, 털 속의 독성 물질과 털 자체의 자극이 피부에 염증 반응을 일으킵니다. 그 결과 닿은 자리에 좁쌀 같은 붉은 구진이나 작은 물집이 오돌토돌 올라오고, 몹시 가렵거나 따끔거리는 느낌이 듭니다. 이를 흔히 독나방 피부염 또는 애벌레 피부염이라고 부릅니다. 털은 몸에서 쉽게 떨어져 바람에 날리기도 하고, 옷과 수건, 손에 붙어 다른 부위로 옮겨 갑니다. 그래서 직접 스친 팔뿐 아니라 목, 배, 허벅지처럼 닿지 않았다고 생각한 곳에도 증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가렵다고 긁거나 문지르면 박힌 털이 더 깊이 들어가고 주변으로 퍼져 범위가 넓어집니다. 증상은 닿은 뒤 몇 시간 안에 시작되는 경우가 많고, 길게는 1~2주 정도 이어지기도 합니다. 나무 아래에 널어 둔 빨래나 외등 근처에 모인 나방을 통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닿은 직후라면 먼저 손으로 문지르지 말고, 넓은 테이프를 피부에 붙였다 떼는 방식으로 남아 있는 털을 여러 번 떼어 낸 뒤 흐르는 물과 비누로 가볍게 씻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입었던 옷은 다른 빨래와 분리해 세탁합니다. 증상이 비슷해 구별이 필요한 것으로는 모기나 빈대 같은 흡혈 곤충에 물린 자국, 옴, 두드러기, 식물이나 세제에 의한 접촉피부염 등이 있습니다. 옴은 가족이 함께 밤에 가렵고 손가락 사이나 손목, 사타구니에 잘 생기며, 빈대는 자고 일어나 줄지어 물린 자국이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음과 같은 경우는 바로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털이 눈에 들어가 눈이 따갑고 충혈되면 안과 진료가 필요하고, 온몸에 두드러기가 번지거나 입술이 붓고 숨이 차면 응급실을 이용하셔야 합니다. 물집이 크게 잡히거나 진물·고름이 생기고 열이 나면 이차 감염 가능성이 있어 피부과 확인이 먼저입니다. 가려움이 심해 잠을 못 이룰 정도라면 피부과에서 바르는 약과 먹는 가려움약 처방을 받는 것도 방법입니다.
독나방 피부염은 원인이 분명하고 대개 시간이 지나며 가라앉지만, 가려움이 심하거나 긁어서 범위가 넓어진 경우, 체질적으로 피부 반응이 크게 나는 분은 회복이 더딜 수 있습니다. 생기한의원에서는 털 제거와 감염 여부 확인이 먼저 이루어졌는지 살핀 뒤, 남은 염증과 가려움을 가라앉히는 데 초점을 둡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상태를 외부의 독이 피부에 들어와 열과 함께 맺힌 것으로 보고, 붉고 화끈거림이 강하면 열을 식히고 독을 풀어 주는 방향으로, 진물이 나고 붓는 경우에는 습을 덜어 주는 방향으로 처방을 고려합니다. 평소 벌레에 물리면 크게 붓는 체질이라면 그 체질도 함께 살펴봅니다. 가려움 때문에 잠을 설치는 시기에는 침 치료로 가려움과 긴장을 덜어 주고, 피부를 진정시키는 외용 관리를 병행할 수 있습니다. 치료는 먼저 가려움과 긁는 행동을 줄여 범위가 더 넓어지지 않게 하고, 그다음 붉은 구진과 색소가 가라앉도록 돕는 순서로 진행합니다. 피부과에서 받은 연고나 먹는 약이 있다면 함께 써도 되는지 처방한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털을 더 퍼뜨리지 않는 것입니다. 가려운 곳은 손톱으로 긁지 말고 차가운 수건을 10분 정도 대어 식혀 주시고, 샤워는 미지근한 물로 짧게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날 입었던 옷과 사용한 수건, 침구는 털이 남아 있을 수 있으니 따로 세탁하고, 세탁 후에는 바깥보다 실내에서 말리는 편이 낫습니다. 독나방이나 털 많은 애벌레가 보이는 계절에는 산책이나 산행, 화단 정리를 할 때 긴소매와 긴바지, 장갑을 착용하고, 나무 바로 아래에 빨래를 널지 않습니다. 밤에 외등이나 창가 불빛에 나방이 많이 모이면 창문을 닫고 방충망을 점검합니다. 증상을 기록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처음 닿은 날짜와 장소, 증상이 생긴 부위와 순서, 가려움 정도를 0부터 10까지 적고 같은 조명에서 사진을 찍어 두면, 새로 번지는지 가라앉는지를 판단하기 쉽고 진료 때도 쓸모가 있습니다. 같은 장소에서 여러 번 생긴다면 관리사무소 등에 방제를 요청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증상이 2주 넘게 이어지거나 계속 새로 생기면 피부과에서 다른 원인이 없는지 확인받으시기 바랍니다.
진료를 직접 보지 않고 드리는 답변이라 제한이 있습니다. 실제 피부 상태와 체질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니, 가까운 생기한의원 지점에 내원하셔서 확인받으시길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