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증상으로 문의하셨나요?
만 14세 / 남아 / 안면홍조
중학교 2학년 아들이 작년부터 체육 시간이 끝나거나 발표할 때, 따뜻한 교실에 들어가면 얼굴이 유난히 빨개지고 한참 가라앉지 않습니다. 친구들이 놀려서 발표를 피하려고 하고, 요즘은 볼에 여드름도 조금씩 납니다. 열이 나는 것도 아니고 다른 증상은 없습니다. 사춘기 아이에게도 안면홍조가 생기는 건지, 크면 저절로 좋아지는 건지, 지금 무엇을 해 줘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생기한의원 노원점에서 답변해 드립니다.
생길 수 있습니다. 사춘기에는 호르몬 변화로 자율신경과 혈관 반응이 예민해지고 피지와 몸의 열이 늘어 얼굴이 쉽게 붉어지는 아이가 많습니다. 성장하면서 줄어드는 경우도 있지만, 마음이 위축될 정도라면 피부와 함께 긴장 반응을 돌보는 관리를 지금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안녕하세요. 생기한의원 노원점 정대웅 원장입니다.
얼굴은 다른 부위보다 피부가 얇고 혈관이 촘촘하게 분포해 있어 혈관이 조금만 넓어져도 붉은 기가 쉽게 드러납니다. 사춘기에는 성호르몬이 늘고 몸이 빠르게 자라면서 기초 대사가 활발해지고, 체온을 조절하는 자율신경도 아직 균형을 잡아 가는 중이라 운동이나 더운 실내, 긴장 같은 작은 자극에도 얼굴 혈관이 크게 넓어지는 아이가 많습니다. 특히 발표처럼 남의 시선을 받는 상황에서는 교감신경이 흥분하면서 얼굴로 피가 몰리는데, 한 번 붉어지는 경험을 하고 나면 또 빨개질까 봐 미리 긴장하게 되고, 그 긴장이 다시 홍조를 부르는 고리가 생기기 쉽습니다. 사춘기에 늘어나는 피지와 여드름의 염증도 볼의 붉은 기를 더하는 요인입니다. 부모 중 한 분이 얼굴이 잘 붉어지는 체질이라면 아이도 비슷한 경우가 많습니다. 성장이 마무리되고 자율신경이 안정되면서 줄어드는 아이도 있지만, 뜨거운 세안이나 잦은 자극, 늦은 잠 같은 습관이 이어지면 성인이 되어서도 혈관이 쉽게 넓어지는 상태로 남을 수 있어, 이 시기에 습관을 잡아 주는 것이 의미가 있습니다.
아이의 얼굴이 붉어질 때는 단순한 홍조 말고 다른 원인이 있는지도 살펴야 합니다. 붉은 기가 여드름 주변에만 몰려 있다면 여드름 염증이 주된 원인일 수 있고, 콧방울 옆과 눈썹에 기름진 각질이 함께 있다면 지루성피부염, 건조하고 가려우면 얼굴 아토피를 생각합니다. 얼굴에 스테로이드 연고를 오래 바른 적이 있다면 그 영향도 확인해야 합니다. 얼굴이 자주 달아오르면서 가슴 두근거림, 손 떨림, 땀이 많아짐, 잘 먹는데도 체중이 줄어드는 변화가 있다면 갑상선 기능을 확인해야 하므로 소아청소년과에서 혈액검사를 받아 보세요. 양쪽 볼과 콧등에 나비 모양으로 붉은 반점이 생기고 햇빛에 심해지며, 관절 통증이나 미열이 함께 있다면 소아청소년과를 거쳐 류마티스 질환 감별이 필요합니다. 운동 뒤 얼굴이 붉어지면서 어지러움이나 두통, 가슴 통증이 동반된다면 그것도 진료로 확인할 신호입니다. 또 놀림을 피하려고 발표나 등교 자체를 피하는 일이 잦아지고 불안이 일상을 방해한다면,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을 함께 받는 것도 아이에게 도움이 됩니다.
생기한의원에서는 아이가 언제, 어떤 상황에서, 얼마나 오래 붉어지는지를 먼저 정리하고, 더위를 타는 정도, 식욕과 군것질, 대변, 잠, 긴장하는 성향을 함께 살펴 체질을 나눕니다. 한의학에서는 성장기 아이의 열이 위로 쉽게 오르는 상태, 단 음식과 야식으로 위장에 열이 쌓여 얼굴로 오르는 상태, 긴장과 스트레스로 기운이 뭉쳐 가슴과 얼굴에 열이 몰리는 상태 등으로 나누어, 열을 내리고 긴장을 풀어 주는 방향으로 한약을 처방하며, 성장기인 만큼 체격과 식사량에 맞추어 양을 조절합니다. 침 치료는 아이가 편하게 받아들이는 범위에서 짧게 하고, 여드름이 함께 있다면 염증을 가라앉히는 치료와 외용 관리를 같이 진행합니다. 치료는 대개 붉어진 뒤 가라앉는 데 걸리는 시간을 먼저 줄이고, 다음으로 붉어지는 상황 자체를 줄이며, 이후 계절과 시험 기간 같은 변화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도록 유지하는 순서로 갑니다. 아이마다 반응이 달라 기간을 단정하지 않고, 아이가 느끼는 불편과 자신감의 변화도 함께 확인합니다. 피부과 여드름 치료를 받고 있다면 병행하셔도 됩니다.
학교와 집에서 할 수 있는 관리를 아이와 함께 정해 보세요. 체육 시간이 끝나면 미지근하거나 시원한 물로 얼굴을 헹구고, 바로 난방이 센 교실로 들어가기보다 복도에서 잠시 숨을 고르게 합니다. 시원한 물이 든 물병을 챙겨 손목이나 목 뒤에 잠깐 대면 열을 식히는 데 도움이 됩니다. 세안은 순한 세정제로 하루 두 번, 미지근한 물로 하고, 스크럽이나 뜨거운 물 세안은 피하며, 향이 없는 보습제와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게 해 주세요. 맵고 뜨거운 음식, 에너지 음료와 카페인 음료는 얼굴의 열을 키우므로 줄이고, 시험 기간에도 잠은 충분히 자도록 도와주세요. 긴장될 때는 4초 동안 코로 들이쉬고 6초 동안 천천히 내쉬는 호흡을 몇 번 반복하는 연습을 평소에 해 두면, 발표 직전에 쓸 수 있는 방법이 생깁니다. 집에서 가족 앞에서 짧은 발표를 연습하는 것도 좋습니다. 부모님은 붉어진 얼굴을 지적하기보다 잘 해낸 점을 말해 주시고, 아이와 함께 붉어진 상황과 가라앉는 데 걸린 시간을 일주일에 몇 번 적어 보면 좋아지는 변화를 아이 스스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진료를 직접 보지 않고 드리는 답변이라 제한이 있습니다. 실제 피부 상태와 체질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니, 가까운 생기한의원 지점에 내원하셔서 확인받으시길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