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증상으로 문의하셨나요?
30대 중반 / 여성 / 치료·한약
30대 중반 여성입니다. 2년째 손등과 팔 접히는 곳에 습진이 있는데, 같은 습진을 앓는 회사 동료가 한의원에서 지은 한약을 먹고 많이 좋아졌다고 해서 그 한약을 나눠 먹어 볼까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한약은 체질마다 다르니 함부로 먹으면 안 된다고 합니다. 병명이 같으면 같은 약을 쓰는 것이 아닌지, 사람마다 처방이 왜 달라지는지, 내 처방도 치료 중에 바뀌는지 궁금합니다.
생기한의원 부천점에서 답변해 드립니다.
같은 병명이라도 한약 처방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한의학에서는 병명과 함께 피부에 나타난 열·건조·진물의 양상, 소화·수면·땀·대변 같은 몸 상태와 체질을 함께 보고 처방을 정하기 때문입니다. 같은 사람도 치료 단계가 바뀌면 처방이 달라지므로, 다른 분의 한약을 나눠 드시는 것은 피하셔야 합니다.
안녕하세요. 생기한의원 부천점 한창이 원장입니다.
한의학에는 같은 병이라도 치료가 다를 수 있고, 다른 병이라도 치료가 같을 수 있다는 원칙이 있습니다. 처방의 기준이 병명 하나가 아니라 그 사람에게 지금 나타난 상태 전체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똑같이 습진 진단을 받았어도 어떤 분은 피부가 붉고 뜨거우며 진물이 나고 입이 마르며 변비가 있고, 어떤 분은 피부가 하얗게 갈라지고 각질이 일며 손발이 차고 쉽게 피로합니다. 앞의 경우는 열과 습을 내리는 방향이, 뒤의 경우는 진액과 혈을 보충해 피부를 적셔 주는 방향이 중심이 되므로 쓰는 약재가 크게 달라집니다. 반대로 습진과 두드러기처럼 병명은 달라도 몸 안의 열이 같은 양상으로 몰려 있다면 비슷한 처방 방향을 쓰기도 합니다. 이렇게 지금의 상태를 판단하는 과정을 변증이라고 부릅니다. 진료 때 피부 모양과 함께 맥과 혀를 보고, 소화, 수면, 땀, 대소변, 생리 주기, 추위와 더위를 타는 정도까지 자세히 여쭙는 것도 처방의 방향을 정하기 위해서입니다. 같은 병명 안에서도 이렇게 갈래가 나뉘기 때문에, 병명만으로 처방을 정하지 않습니다.
다른 분의 한약을 나눠 드시는 것을 말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열을 내리는 약재가 많이 들어간 처방을 몸이 차고 소화가 약한 분이 드시면 설사나 복통, 기운 빠짐이 생길 수 있고, 반대로 몸을 데우는 처방을 열이 많은 분이 드시면 피부가 더 붉어지고 가려움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또 처방을 정할 때는 피부 질환 외의 조건도 반드시 확인합니다. 임신 가능성이나 수유 여부, 간이나 콩팥 질환, 당뇨·고혈압·갑상선 질환과 그 약, 혈액을 묽게 하는 약, 최근 시작한 영양제는 처방 구성과 용량에 영향을 주므로 진료 때 빠짐없이 알려 주셔야 합니다. 피부 증상이 처음 생겼거나 갑자기 모양이 바뀌었다면 습진처럼 보여도 곰팡이 감염, 접촉 알레르기, 건선 등 다른 질환일 수 있어 피부과 검사로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병명이 정확해야 체질 판단도 제대로 의미를 가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같은 약재라도 용량과 조합에 따라 작용이 달라지므로, 처방 내용을 모르는 상태에서 비슷해 보이는 한약을 골라 드시는 것도 피하셔야 합니다. 다른 의료기관에서 처방받은 약을 함께 드시는 경우에도 진료 때 반드시 말씀해 주세요.
생기한의원에서는 첫 진료 때 피부 상태를 직접 살피고 문진표와 맥진, 설진으로 체질과 현재 몸 상태를 함께 확인한 뒤 처방 방향을 정합니다. 같은 분이라도 치료 단계에 따라 처방은 달라집니다. 염증과 가려움이 심한 초기에는 열을 내리고 진물을 말리는 약재의 비중을 높이고, 붉은 기가 가라앉고 건조함과 각질이 남는 시기에는 피부를 적시고 회복을 돕는 쪽으로 무게를 옮기며, 마지막에는 되풀이를 줄이도록 소화와 수면, 순환을 돕는 처방으로 조정합니다. 계절이 바뀌거나 업무 스트레스가 커질 때, 생리 주기에 따라 악화가 반복될 때도 처방을 다시 다듬습니다. 그래서 정기적으로 내원하셔서 피부와 몸 상태의 변화를 확인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필요에 따라 침, 약침, 외용제를 함께 쓰며, 탕약이 맞지 않는 경우에는 환약이나 가루약처럼 다른 형태로 드실 수 있는지 상의할 수도 있습니다. 처방을 바꿀 때는 왜 바꾸는지, 이번 처방에서 기대하는 변화가 무엇인지 설명해 드리므로 궁금한 점은 편하게 물어보셔도 됩니다. 치료 중 다른 질환으로 약을 새로 시작하셨다면 그 사실도 알려 주세요.
맞는 처방을 찾는 데에는 환자분이 알려 주시는 정보가 큰 역할을 합니다. 내원 전에 증상이 처음 생긴 시기, 심해지는 계절과 상황, 지금까지 써 본 연고와 먹는 약, 복용 중인 영양제 목록을 메모해 오시면 진료가 훨씬 정확해집니다. 한약을 드시는 동안에는 하루 한 줄씩 가려움 정도를 0에서 10까지 숫자로 적고, 소화 상태, 대변, 잠든 시간과 깬 횟수, 생리 주기를 함께 기록해 보세요. 속이 더부룩하거나 설사, 두근거림이 생기거나 피부가 오히려 붉어지는 느낌이 있다면 참고 계속 드시지 말고 바로 연락해 처방 조정을 받으셔야 합니다. 남은 한약을 가족이나 지인에게 주거나, 예전에 지은 한약을 증상이 다시 생겼다고 임의로 다시 드시는 것도 피하세요. 같은 분의 몸도 시기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다시 드실 때는 현재 상태를 확인한 뒤 처방을 정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한약은 안내받은 방법대로 보관하시고, 복용 시간을 정해 두면 빠뜨리지 않고 드시기 쉽습니다. 기록한 내용을 진료 때 보여 주시면 처방을 조정하는 근거가 됩니다.
진료를 직접 보지 않고 드리는 답변이라 제한이 있습니다. 실제 피부 상태와 체질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니, 가까운 생기한의원 지점에 내원하셔서 확인받으시길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