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알레르기는 왜 생기나요?
자외선이 피부에 만들어 낸 어떤 물질을 면역세포가 낯선 항원으로 오해해서, 몇 시간에서 하루 이틀 뒤에 지연형 과민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이에요. 보통 사람은 햇빛을 쬐면 피부 면역이 잠시 조용해지는데, 이 억제가 잘 되지 않는 체질이 바탕에 있어요.
"4월에 첫 나들이 다녀온 다음 날부터 목이랑 팔뚝에 좁쌀 같은 게 돋아서 미치게 가려워요." 햇빛알레르기로 오시는 분들이 봄마다 하시는 말이에요. 햇빛알레르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다형광발진(多形光發疹)은 자외선에 대한 피부의 지연되고 비정상적인 반응이에요. 원인이 되는 빛은 75~90%가 UVA(파장이 길어 유리창도 통과하는 자외선)이고, UVB나 드물게 가시광선이 원인이 되기도 해요.
출처: Polymorphous Light Eruption, StatPearls, 2026 열람
기전은 이렇게 이해하시면 돼요. 햇빛이 피부에 닿으면 피부 속 어떤 물질이 자외선을 받아 모양이 바뀌는데, 다형광발진이 있는 분의 면역세포는 이 바뀐 물질을 "광항원", 그러니까 낯선 침입자로 잘못 알아봐요. 그러면 CD4 T세포라는 면역세포가 몰려와 염증 물질을 내보내고, 그 결과 몇 시간에서 하루 이틀 뒤에 붉은 돌기와 작은 물집이 돋는 거예요. 알레르기 접촉피부염에서 옻이나 니켈에 반응하는 것과 같은 지연형 과민 반응인데, 다만 항원이 밖에서 온 것이 아니라 햇빛이 내 피부 안에서 만든 것이라는 점이 다르죠.
출처: Polymorphous Light Eruption, StatPearls, 2026 열람
더 근원적인 차이는 "면역 억제"에 있어요. 보통 사람의 피부는 자외선을 받으면 면역이 잠시 조용해져서 햇빛이 만든 물질에 일일이 반응하지 않아요. 그런데 다형광발진이 있는 분은 이 자외선 유도 면역 억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참아야 할 자극에 면역이 깨어나 버려요. 조절 T세포의 기능 차이, 항균 펩타이드의 변화 같은 것들이 이 억제 실패에 관여한다고 보고 있고요. 여름이 깊어질수록 발진이 잦아드는 "광경화(피부가 햇빛에 익숙해지는 현상)"는 반복 노출로 이 억제 기능이 회복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이 병의 원인은 햇빛 자체보다 "햇빛을 오해하는 면역"에 있다고 보시면 돼요.
출처: Polymorphous Light Eruption, StatPearls, 2026 열람

어떤 사람에게 잘 생기나요?
20~40대 여성에게 가장 흔해서 남성보다 4배가량 많고, 피부가 희고 햇빛에 잘 타지 않는 타입, 가족 중 같은 증상이 있는 분, 햇빛이 약한 지역에서 살다가 갑자기 강한 볕을 만난 분에게 잘 생겨요. 실내 생활이 많아 봄볕이 낯선 분도 마찬가지예요.
다형광발진은 위도가 높은 지역일수록 흔해요. 북유럽에서는 인구의 10~20%가 겪는다고 알려져 있고, 적도에 가까운 지역에서는 훨씬 드물어요. 우리나라 자료로 확인된 유병률 수치는 찾기 어렵지만, 겨울이 길어 피부가 햇빛에 익숙해질 기회가 적은 환경일수록 잘 생긴다는 점은 같아요. 산처럼 고도가 높은 곳은 자외선이 강해 더 잘 생기고요.
출처: Polymorphous Light Eruption, StatPearls, 2026 열람
전체의 4분의 3 정도가 20~40세 여성에서 시작되고, 여성이 남성보다 4배 정도 많아요. 호르몬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짐작하지만 확실히 밝혀지지는 않았어요. 모든 피부 타입에서 생길 수 있지만 피부가 희고 햇빛에 붉어지기만 하고 잘 타지 않는 타입에서 더 흔하고, 가족 중 같은 증상이 있는 분이 15~46%로 보고돼 여러 유전자가 함께 관여하는 체질적 소인이 있다고 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