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성피부염은 정확히 어떤 병인가요?
피지가 많이 나오는 부위에 붉은 기와 기름진 각질이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며 오래 이어지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에요.
지루성피부염은 피지가 많이 나오는 부위에 붉은 기와 기름진 각질이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면서 오래 이어지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에요. "머리를 매일 감는데도 이틀이면 어깨에 하얗게 떨어져요", "코 옆이 늘 빨갛고 각질이 벗겨지는데 로션을 발라도 그때뿐이에요" 같은 이야기로 진료실에 오시는 분들이 정말 많아요. 부위와 정도는 달라도 기름진 부위, 노랗거나 흰 각질, 반복이라는 세 가지가 함께 있으면 이 병을 먼저 떠올리게 돼요. 정식 명칭은 지루피부염(지루성피부염, seborrheic dermatitis)이고, 국내 공공 자료에서는 지루피부염으로, 진료실과 일상에서는 지루성피부염으로 더 자주 부르죠. 이 글과 이어지는 글에서는 익숙한 쪽인 지루성피부염으로 이름을 통일해서 쓸게요.
출처: 지루피부염, 국가건강정보포털, 질병관리청
이름 앞의 "지루"는 기름이 흐른다는 뜻이에요. 피지샘이 촘촘하게 모여 있는 자리에 잘 생긴다는 특징에서 나온 말이라, 병의 이름 자체가 이미 부위를 알려 주는 셈이죠. 다만 오해가 하나 있어요. 지루성피부염이라고 해서 꼭 피지 분비량이 남보다 많은 건 아니에요. 피지가 많은 자리에 생긴다는 뜻이지, 피지 양이 곧 병의 크기라는 뜻은 아니거든요. 실제로 얼굴이 건조하다고 느끼시는 분에게도 코 옆과 눈썹에는 기름진 각질이 붙어 있는 경우가 흔해요.
진단은 혈액검사나 특정 수치로 정해지지 않아요. 어디에 생겼는지, 각질의 성질이 어떤지, 얼마나 오래 반복되는지, 다른 질환과 겹치는 특징이 있는지를 함께 보고 판단하고, 필요하면 진균 검사나 조직 검사로 다른 병을 배제해요. 그래서 "검사로 확실히 알 수 있나요?"라고 물으시면, 검사는 다른 병을 가려내기 위해 쓰는 도구이고 판단의 중심은 부위와 모양과 경과라고 말씀드리게 돼요.
출처: Diagnosis and Treatment of Seborrheic Dermatitis, American Family Physician, 2015

원인은 무엇이 겹쳐서 만들어지나요?
원인은 하나가 아니라 피지, 피부 표면 효모균, 피부장벽 상태, 개인의 염증 반응이 서로 맞물리면서 만들어져요.
지루성피부염의 원인은 하나가 아니라 피지, 피부 표면에 사는 효모균, 피부장벽 상태, 그리고 그에 대한 개인의 염증 반응이 서로 맞물리면서 만들어져요. "제가 뭘 잘못해서 생긴 걸까요?"라고 물으시는 분이 많은데, 위생 문제나 잘못된 습관 하나로 생기는 병이 아니라는 점을 먼저 말씀드리고 싶어요.
첫 번째 축은 피지예요. 피지는 피부를 덮어서 수분이 날아가는 걸 막아 주는 역할을 하지만, 동시에 피부 표면에 사는 미생물의 먹이가 되기도 해요. 그래서 피지샘이 활발해지는 시기, 그러니까 갓 태어난 시기와 사춘기 이후에 이 병이 흔하죠. 두 번째 축은 말라세지아(Malassezia)라는 피부 표면 효모균이에요. 이 균은 건강한 사람의 피부에도 늘 살고 있는 상재균이라, 있다는 것 자체가 이상은 아니에요. 문제는 균이 피지를 분해하면서 나오는 부산물에 일부 사람의 피부가 유난히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점이에요.
출처: Seborrheic Dermatitis and Dandruff: A Comprehensive Review, Journal of Clinical and Investigative Dermatology, 2015
세 번째 축은 피부장벽이에요. 각질층(피부 맨 바깥의 보호막)이 성글어지면 자극이 안으로 쉽게 들어오고 수분은 밖으로 새어 나가요. 네 번째 축이 그 결과로 일어나는 염증이고요. 염증이 생기면 각질이 만들어지는 속도가 빨라져서 덜 여문 각질이 뭉쳐 떨어지고, 그 상태에서 장벽은 더 약해지고, 약해진 장벽은 다시 자극에 예민해져요. 이렇게 네 가지가 서로를 키우는 구조라서, 어느 하나만 건드려서는 오래 잡히지 않고 반복되는 경우가 많아요. 환자분 입장에서 확인해 보시면 좋은 건, 내가 바꿀 수 없는 바탕(피지 분비 성향, 반응성)과 바꿀 수 있는 조건(세정 습관, 제품, 수면, 계절 대응)을 나누어 보는 일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