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증상으로 문의하셨나요?
30대 중반 / 남성 / 붉은 반점
석 달 전부터 팔꿈치와 무릎 바깥쪽에 동전보다 조금 큰 붉은 반점이 생겼고, 그 위에 하얀 비늘 같은 각질이 겹겹이 얹혀 있습니다. 긁으면 각질이 우수수 떨어지고 그 밑에서 피가 살짝 비치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건조해서 그런 줄 알고 보습제와 약국에서 산 연고를 2주 정도 발랐는데 크기가 그대로입니다. 최근에는 두피 가장자리에도 비슷한 것이 보여서, 어떤 질환을 의심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생기한의원 광주점에서 답변해 드립니다.
붉은 반점 위에 비늘 같은 각질이 얹히는 모습은 건선, 지루성피부염, 백선, 장미색비강진, 화폐상 습진 등에서 두루 나타나 모양만으로 어느 하나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팔꿈치·무릎·두피에 경계가 뚜렷하고 두꺼운 은백색 각질이라면 건선을 먼저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안녕하세요. 생기한의원 광주점 양민호 원장입니다.
피부 위에 얹힌 비늘 같은 각질을 의학적으로는 인설이라고 부릅니다. 건강한 피부는 바닥층에서 새 세포가 만들어져 위로 올라오고, 맨 위의 각질은 눈에 띄지 않게 조금씩 떨어져 나갑니다. 그런데 피부에 염증이 생기면 세포가 올라오는 속도가 빨라지거나 각질끼리 잘 떨어지지 않아, 덜 성숙한 각질이 겹겹이 쌓이면서 하얗거나 노르스름한 비늘처럼 보이게 됩니다. 그 아래의 붉은 바탕은 해당 부위에 염증과 혈류 증가가 함께 있다는 신호입니다. 그래서 붉은 반점과 비늘 각질의 조합은 한 가지 병의 이름이라기보다 여러 피부 질환이 공통으로 보이는 겉모습이고, 어떤 병인지 가르는 단서는 각질의 두께와 색, 반점의 경계, 생긴 부위, 가려움의 정도, 처음 시작된 모양에 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팔꿈치와 무릎 바깥쪽처럼 접히고 펴지며 자주 닿는 돌출 부위에, 경계가 칼로 그은 듯 뚜렷하고 은백색 각질이 두껍게 얹혀 있으며, 각질을 떼어 냈을 때 점처럼 피가 비친다면 건선에서 흔히 보이는 모습입니다. 두피 가장자리로 번지는 양상도 건선에서 자주 함께 나타납니다.
비슷해 보여도 구별해야 할 질환이 여럿 있습니다. 지루성피부염은 두피, 눈썹, 콧방울 옆, 가슴 가운데처럼 피지가 많은 곳에 기름기 있는 노르스름한 각질이 얇게 앉는 경우가 많습니다. 백선(버짐)은 곰팡이 감염으로, 가장자리가 더 붉고 오돌토돌하며 가운데는 옅어지는 고리 모양이 특징이고,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면 오히려 번질 수 있어 피부과에서 곰팡이 검사를 받는 것이 우선입니다. 장미색비강진은 몸통에 먼저 큰 분홍 반점 하나가 생기고 1~2주 뒤 작은 타원형 반점이 퍼지며, 각질이 가장자리에 고리처럼 붙는 모습입니다. 동전 모양으로 진물과 가려움이 심하면 화폐상 습진을 생각합니다. 손바닥과 발바닥까지 붉은 반점이 퍼진 경우, 한 군데의 반점이 몇 달 동안 서서히 커지며 어떤 연고에도 반응하지 않는 경우, 열이나 관절 통증이 함께 있는 경우에는 피부과 진료와 필요에 따라 혈액검사나 조직검사로 먼저 확인받으셔야 합니다. 손가락이나 무릎 관절이 붓고 아프다면 류마티스내과 진료도 함께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진찰 결과 건선으로 판단되면, 생기한의원에서는 먼저 반점의 범위와 두께, 가려움, 두피와 손발톱 침범 여부를 기록하고 체질과 몸 상태를 함께 살핍니다. 건선은 겉의 각질보다 그 아래에서 이어지는 염증과 열이 문제이므로, 한의학에서는 혈열(血熱), 혈조(血燥), 습열 등으로 상태를 나누어 보고 열을 식히며 피부 진액을 보충하는 방향의 한약을 체질에 맞게 처방합니다. 반점이 두껍고 오래된 곳에는 침과 약침으로 국소 순환을 돕고, 각질을 부드럽게 하는 외용제와 보습을 함께 씁니다. 치료 초기에는 붉은 기와 각질이 새로 생기는 속도를 줄이는 데 집중하고, 반점이 얇아지면 재발을 부르는 생활 요인을 정리하면서 내원 간격을 넓혀 갑니다. 건선은 좋아졌다가 다시 올라오는 흐름이 있는 질환이라 얼마 만에 끝난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며, 경과를 보며 단계를 조정합니다. 피부과에서 처방받은 연고나 광선치료, 주사 치료를 받고 계신다면 중단하지 말고 병행하실 수 있고, 줄이는 시점은 처방한 의료진과 상의하시면 됩니다. 반대로 백선 등 다른 질환으로 확인되면 그에 맞는 치료가 먼저입니다.
집에서는 각질을 억지로 떼어 내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손톱으로 긁거나 때수건으로 밀면 그 자극 자리에 새 반점이 생길 수 있고, 피가 나면 회복이 더뎌집니다. 미지근한 물로 10분 안쪽으로 짧게 씻고, 수건으로 톡톡 두드려 물기를 닦은 뒤 바로 보습제를 두껍게 발라 각질이 스스로 부드러워지도록 해 주세요. 두피는 손톱 대신 손가락 끝으로 감고, 뜨거운 바람의 드라이어는 피합니다. 감기나 편도염, 과음, 수면 부족, 급격한 체중 증가 뒤에 반점이 늘어나는 분이 많으니, 휴대폰 메모에 새 반점이 생긴 날짜와 그 무렵의 컨디션을 함께 적어 두시면 악화 요인을 찾는 데 도움이 됩니다. 2주에 한 번 같은 조명과 같은 거리에서 반점 사진을 찍어 두면 크기와 두께 변화를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습니다. 진료를 받으러 오실 때는 그동안 바른 연고와 보습제의 이름, 사용 기간을 적어 오시면 감별에 큰 도움이 됩니다. 반점 위에 바르는 보습제는 연고와 겹치지 않도록 시간 간격을 두고, 향이 강한 제품은 피하세요.
진료를 직접 보지 않고 드리는 답변이라 제한이 있습니다. 실제 피부 상태와 체질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니, 가까운 생기한의원 지점에 내원하셔서 확인받으시길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