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증상으로 문의하셨나요?
40대 초반 / 여성 / 피부 가려움
40대 초반 여성입니다. 작년 가을 이사한 뒤부터 샤워를 하고 나오면 팔과 다리, 등이 따끔거리고 가렵습니다. 예전 집에서는 이런 적이 없어서 물이 달라졌기 때문인가 싶어 수돗물 염소 냄새를 신경 쓰게 되었습니다. 인터넷에서는 비타민 필터가 든 샤워기로 바꾸면 가려움이 사라진다는 글이 많은데, 정말 수돗물 염소 때문에 가려울 수 있는지, 샤워 필터를 바꾸는 것이 도움이 되는지 알고 싶습니다. 샤워는 하루 한 번 뜨거운 물로 15분 정도 합니다.
생기한의원 안양점에서 답변해 드립니다.
수돗물에 남아 있는 소독용 염소는 피부가 예민한 분에게 건조함과 따가움을 조금 더할 수는 있지만, 샤워 뒤 가려움의 주된 원인인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뜨거운 물과 긴 샤워 시간, 비누 사용, 낮은 실내 습도가 더 큰 영향을 줍니다. 샤워 필터는 써 볼 수는 있지만, 물 온도와 시간, 보습을 바꾸는 것이 먼저입니다.
안녕하세요. 생기한의원 안양점 김의정 원장입니다.
수돗물에는 정수 과정에서 세균을 없애기 위해 넣은 염소가 일정 기준 이하로 남아 있습니다. 이 잔류 염소는 피부 표면의 기름 막과 반응해 피부를 조금 더 건조하게 만들 수 있고, 아토피나 건조증처럼 장벽이 약한 피부에서는 따가움을 느끼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상적인 수돗물의 잔류 염소 농도는 낮은 편이어서, 그것만으로 건강한 피부에 심한 가려움이 생기는 경우는 드뭅니다. 샤워 뒤 가려움에 훨씬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물의 온도와 샤워 시간입니다. 뜨거운 물은 피부의 지질을 녹여 내고 혈관을 넓혀 열감과 가려움을 키우며, 15분 이상 물에 오래 있으면 각질층이 불었다가 마르면서 수분이 더 빨리 빠져나갑니다. 여기에 비누를 온몸에 쓰거나 때를 밀면 장벽이 더 손상됩니다. 이사한 뒤에 가려움이 시작되었다면 물보다 집의 환경이 달라졌을 가능성도 함께 보셔야 합니다. 난방 방식이 바뀌어 실내가 건조해졌거나, 욕실이 좁아 샤워 후 습기가 빨리 빠지지 않는 대신 거실은 건조하거나, 계절이 가을과 겨울로 넘어가면서 피부가 마르기 시작했을 수 있습니다.
샤워 뒤 가려움은 대부분 건조함 때문이지만, 몇 가지 경우에는 다른 원인을 확인해야 합니다. 샤워를 마친 직후 피부에 아무 발진이 없는데 찌르는 듯한 심한 가려움이 수십 분 동안 이어진다면 물에 닿는 것 자체로 가려움이 생기는 수인성 가려움증을 생각할 수 있고, 이 경우 일부에서 혈액 질환과 관련이 있어 내과에서 혈액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습니다. 샤워 뒤 좁쌀 같은 작은 두드러기가 오돌토돌 올라온다면 체온 상승으로 생기는 콜린성 두드러기를, 피부를 긁은 자리를 따라 부풀어 오른다면 피부묘기증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새로 바꾼 바디워시나 세탁 세제, 섬유 유연제를 쓴 뒤부터 가렵다면 접촉피부염도 확인해야 합니다. 밤에 손가락 사이와 사타구니가 특히 가렵고 가족도 가렵다면 옴을 감별해야 합니다. 피부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 온몸이 가렵고 피로, 황달, 소변 변화, 체중 변화가 함께 있다면 간이나 신장, 갑상선 질환, 당뇨에 의한 가려움일 수 있어 내과 진료가 먼저입니다. 이런 신호가 없다면 건조로 인한 가려움에 맞춰 생활을 바꾸어 보는 것이 순서입니다.
생기한의원에서는 샤워 뒤 가려움을 피부의 건조함과 함께 몸 안의 진액 상태, 열의 흐름으로 살펴봅니다. 체질 변증을 통해 혈과 진액이 부족해 피부가 마르고 작은 자극에도 가려움이 생기는 유형인지, 몸에 열이 많아 뜨거운 물에 닿으면 열감과 가려움이 확 올라오는 유형인지, 나이가 들면서 피부의 기름막이 얇아져 계절이 바뀔 때마다 가려움이 생기는 유형인지를 구분하고 그에 맞춰 한약을 처방합니다. 가려움이 심한 시기에는 열을 내리고 가려움을 가라앉히는 데 중점을 두고, 가라앉은 뒤에는 피부에 진액을 보충해 장벽이 스스로 수분을 지키도록 돕는 방향으로 처방을 조정합니다. 필요하면 침 치료로 가려움과 긴장을 풀고, 보습 외용제의 종류와 바르는 양을 함께 안내해 드립니다. 긁은 상처가 많거나 진물이 생겼다면 상처 회복을 먼저 살핍니다. 치료 중에는 샤워 직후와 잠들기 전의 가려움 점수를 기록해 두고 내원 때마다 비교하며, 물 온도와 샤워 시간, 보습 습관을 바꾼 날과 함께 살펴 어떤 변화가 가장 효과가 있었는지 확인합니다.
샤워 필터를 바꾸기 전에 먼저 해 볼 것은 물 온도와 시간입니다. 손목 안쪽에 대 보았을 때 따뜻하다고 느껴지는 미지근한 물로, 샤워 시간은 10분 이내로 줄여 보세요. 비누나 바디워시는 겨드랑이와 사타구니, 발처럼 땀이 많은 곳에만 쓰고, 팔다리와 등은 물로 헹구는 정도로 충분합니다. 때밀이 수건이나 거친 스펀지는 쓰지 않습니다. 샤워 후에는 수건으로 문지르지 말고 톡톡 두드려 물기를 닦은 뒤, 욕실을 나오기 전 3분 이내에 보습제를 온몸에 넉넉히 바르는 것이 좋습니다. 실내 습도는 40~60% 정도로 유지하고, 난방을 할 때는 가습기나 젖은 빨래로 습도를 보충하세요. 샤워 필터를 써 보고 싶다면 그것도 괜찮지만, 필터가 피부 질환을 개선한다는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으며, 교체 시기를 넘긴 필터는 오히려 세균이 자랄 수 있으니 안내된 주기에 맞춰 바꿔야 합니다. 2주 동안 물 온도와 시간을 바꾼 뒤 샤워 직후 가려움 점수를 0~10점으로 적어 보시고, 필터는 그다음에 바꾸어 따로 비교해 보시면 무엇이 효과가 있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진료를 직접 보지 않고 드리는 답변이라 제한이 있습니다. 실제 피부 상태와 체질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니, 가까운 생기한의원 지점에 내원하셔서 확인받으시길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