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평사마귀는 왜 생기나요?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가운데 주로 3형·10형이 피부의 눈에 안 보이는 작은 상처로 들어가 각질세포 안에서 늘어나면서, 세포가 정상보다 많이 쌓여 납작한 돌기를 만드는 거예요. 몸의 면역이 이 바이러스를 알아채지 못하는 동안 조용히 늘어나요.
"세수할 때마다 만져지는 좁쌀이 어느새 뺨 전체로 번졌어요. 피부과에서는 사마귀라는데, 대체 어디서 옮은 건지 모르겠어요." 편평사마귀로 오시는 분들이 가장 궁금해하시는 부분이에요. 1편에서 살펴본 것처럼 편평사마귀는 표면이 납작하고 살색이나 옅은 갈색을 띠는 2~4mm 정도의 작은 돌기가 얼굴과 손등에 무리 지어 생기는 병인데, 그 원인은 분명해요.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human papillomavirus)라는 바이러스가 피부 겉층에 감염돼 생기는 거예요. 사마귀를 일으키는 HPV는 종류가 많은데, 편평사마귀는 주로 3형, 10형, 그리고 28형, 49형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출처: 사마귀, 서울대학교 의학정보, 2026 열람
바이러스가 병변을 만드는 과정은 이래요. 피부 표면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상처가 늘 있는데, 이 틈으로 들어온 HPV가 피부 가장 아래층에서 새 세포를 만드는 각질세포에 자리를 잡아요. 그리고 그 세포가 분열해 위로 올라오는 과정에 끼어들어 세포를 더 많이, 더 오래 살게 만들죠. 그 결과 정상보다 두꺼운 각질 층이 한 자리에 쌓여 살짝 솟은 돌기가 되는 거예요. 편평사마귀가 일반 사마귀보다 납작한 이유는 이 유형의 바이러스가 세포를 덜 거칠게 늘리기 때문이에요.
출처: Viral wart, DermNet, 2026 열람
여기서 중요한 건 시간이에요. 바이러스가 들어온 뒤 눈에 보이는 병변이 생기기까지 몇 주에서 길게는 12개월까지 걸릴 수 있어요. 그래서 "어디서 옮았는지"를 찾으려 해도 대개 기억나지 않는 게 당연해요. 그리고 HPV는 피부 겉층에만 머물고 혈액 속으로 들어가지 않아서, 면역 체계가 잘 알아채지 못하고 한동안 그냥 두는 경향이 있어요. 면역이 바이러스를 인식하고 공격하기 시작하면 사마귀가 저절로 없어지는데, 이 시점이 사람마다 달라서 몇 달 만에 사라지는 분도 있고 몇 년을 가는 분도 있어요.
출처: Viral wart, DermNet, 2026 열람

어떤 사람에게 잘 생기나요?
어린이와 청소년, 젊은 성인에게 가장 흔하고, 아토피처럼 피부 장벽이 약한 분, 면도나 각질 제거를 자주 하는 분, 면역을 억제하는 약을 쓰거나 면역이 떨어진 분에게 잘 생겨요.
사마귀 전체로 보면 5~20세 사이에 가장 많이 생기고 성인이 되면서 줄어드는 경향이 있어요. 편평사마귀도 어린이와 청년에게 흔하고, 이마·턱·코·입 주위와 손등에 잘 생겨요. 어릴수록 HPV를 처음 만나는 시기라 아직 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이 없고, 학교나 놀이터에서 피부 접촉이 잦고 잔상처가 많은 것이 이유로 꼽혀요. 다행히 어린이의 사마귀는 절반 정도가 6개월 안에, 90% 정도가 2년 안에 저절로 없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반면 성인은 더 오래 가는 경향이 있고, 특히 얼굴에 번진 편평사마귀는 성인에게서 몇 년씩 이어지는 경우를 자주 봐요.
출처: 사마귀, 서울아산 질환백과, 2026 열람
피부 상태도 큰 몫을 해요. 아토피 피부염이나 습진처럼 피부 장벽이 약해 잔상처가 잘 나는 분은 바이러스가 들어올 문이 많은 셈이에요. 각질 제거나 스크럽을 자주 하고, 여드름을 손으로 짜는 습관이 있는 분도 마찬가지예요. 남성은 턱과 목의 면도 부위, 여성은 눈썹 정리나 제모 부위를 따라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날이 스치면서 바이러스를 옆 피부로 옮기기 때문이에요.
출처: Viral wart, DermNet, 2026 열람
면역 상태도 빼놓을 수 없어요. 장기 이식 뒤 면역억제제를 쓰는 분, 아자티오프린이나 사이클로스포린 같은 면역 조절 약을 오래 쓰는 분, HIV 감염이 있는 분은 사마귀가 더 많이, 더 넓게 생기고 재발도 잦아요. 그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수면 부족, 심한 스트레스, 큰 병을 앓고 난 뒤처럼 면역이 일시적으로 떨어진 시기에 갑자기 사마귀 수가 늘었다는 분들이 진료실에 꽤 많아요. 바이러스는 늘 있었는데 몸이 억누르던 힘이 잠시 약해진 거라고 이해하시면 돼요.
출처: Viral wart, DermNet, 2026 열람
무엇이 번지게 만드나요?
긁고 뜯고 짜는 손, 면도날과 각질 제거, 수건과 화장 도구 공유가 병변을 줄지어 번지게 해요. "짜서 없애면 된다"는 생각은 바이러스를 손끝에 묻혀 옆으로 옮기는 일이라 오히려 늘어나요.
"좁쌀 여드름인 줄 알고 몇 개 짰더니 그 줄을 따라 쭉 생겼어요." 이 말씀은 편평사마귀의 번지는 방식을 그대로 보여 줘요. 사마귀는 병변을 긁거나 뜯으면 바이러스가 손끝과 손톱 밑에 묻고, 그 손이 닿은 자리마다 새 병변이 생겨요. 이걸 자가접종이라고 하는데, 긁은 자국을 따라 사마귀가 한 줄로 늘어서는 특징적인 모양(가짜 쾨브너 현상)이 바로 이 때문이에요. 사마귀를 긁다가 손톱 밑에 사마귀가 생기는 것도 같은 원리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