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반증은 정확히 어떤 병인가요?
자반증은 하나의 병명이 아니라, 피부 속 작은 혈관에서 피가 새어 나와 붉은색이나 보랏빛 반점이 생기는 상태를 통틀어 부르는 말이에요. 그 뒤에는 혈관의 염증, 혈소판 부족, 혈관 벽의 노화 같은 서로 다른 원인이 숨어 있어요.
"아이 종아리에 빨간 점이 잔뜩 돋았는데, 눌러도 안 없어져요. 두드러기인 줄 알았는데 가렵지도 않대요." 자반증으로 오시는 부모님이 가장 자주 하시는 말이에요. 자반(紫斑)은 글자 그대로 "보랏빛 얼룩"이라는 뜻이에요. 피부 속 실핏줄에서 피가 새어 나와 피부 안에 고인 것이라, 겉에서 눌러도 피가 밀려나지 않아 색이 그대로 남아요. 작은 점처럼 보이면 점상출혈, 동전만 하면 자반, 더 넓게 번지면 반상출혈(멍)이라고 불러요.
출처: IgA Vasculitis (Henoch-Schönlein Purpura), StatPearls(NCBI), 2026
흔한 오해 하나는 "자반증은 다 같은 병"이라는 생각이에요. 실제로는 원인에 따라 크게 세 갈래로 나뉘어요. 첫째는 혈관 벽에 염증이 생겨 피가 새는 혈관염성 자반으로, 어린이에게 흔한 IgA 혈관염(예전 이름 헤노흐-쉔라인 자반증)이 여기 속해요. 둘째는 피를 멎게 하는 혈소판이 부족해서 생기는 자반으로, 면역 혈소판감소증(ITP)이 있어요. 셋째는 혈관 벽이 약해져 가벼운 마찰에도 피가 새는 노인성 자반이나, 다리 실핏줄에서 조금씩 새어 갈색 얼룩이 남는 색소성 자반 같은 비교적 가벼운 유형이에요.
출처: 헤노흐 쉰라인 자반증, 서울아산 질환백과, 2026 열람 · 특발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 서울대학교 의학정보, 2026 열람
같은 붉은 점이라도 어느 갈래인지에 따라 지켜봐도 되는지, 당장 검사가 필요한지가 완전히 달라져요. 그래서 자반증 1편에서는 모양을 보는 법과 세 갈래를 나누는 법에 집중할게요. 각 유형의 원인은 2편에서 자세히 다룰게요.
어디에, 어떤 모양으로 나타나나요?
종아리와 발목, 엉덩이처럼 중력이 걸리는 아래쪽에 좁쌀부터 동전 크기의 붉은 점과 보랏빛 얼룩이 양쪽 대칭으로 나타나요. 손가락으로 눌러도 색이 사라지지 않고, 며칠에 걸쳐 붉은색에서 보라, 갈색으로 변해 가요.
자반의 가장 큰 특징은 "눌러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거예요. 두드러기나 홍반은 혈관이 넓어져 붉게 보이는 것이라 유리컵이나 손가락으로 누르면 잠깐 하얗게 변하는데, 자반은 이미 혈관 밖으로 나온 피라서 눌러도 그대로예요. 집에서 투명한 유리컵 바닥을 대고 눌러 보시면 쉽게 확인할 수 있어요. 색은 처음엔 선명한 붉은색이었다가 며칠 지나면 보라색, 그다음 갈색이나 누런색으로 바뀌며 약 열흘에 걸쳐 옅어져요. 멍이 드는 과정과 같아요.
출처: IgA Vasculitis (Henoch-Schönlein Purpura), StatPearls(NCBI), 2026
혈관염성 자반(IgA 혈관염)은 종아리, 발목, 발등, 엉덩이처럼 서 있을 때 피가 몰리는 아래쪽에 양쪽 대칭으로 나타나요. 세 명 중 한 명 정도는 팔이나 몸통에도 생겨요. 점 하나하나가 살짝 솟아 있어 손끝으로 쓸면 오돌토돌 만져지는 것이 특징이고, 이를 "만져지는 자반"이라고 불러요. 발진에 앞서 또는 함께 발목과 무릎이 붓고 아프거나, 배가 아프거나, 소변에 피가 섞이는 증상이 따라오기도 해요.
출처: 헤노흐 쉰라인 자반증, 서울아산 질환백과, 2026 열람
혈소판이 부족해서 생기는 자반은 모양이 조금 달라요. 솟아 있지 않고 평평하며, 다리뿐 아니라 팔, 몸통, 입안 점막까지 어디에나 좁쌀만 한 붉은 점이 흩어져요. 가벼운 부딪힘에도 쉽게 멍이 들고, 잇몸에서 피가 나거나 코피가 잘 멎지 않고, 여성은 생리량이 갑자기 늘어요. 노인성 자반은 손등과 팔뚝처럼 햇빛을 많이 받은 얇은 피부에 경계가 또렷한 보랏빛 얼룩이 생겼다 몇 주에 걸쳐 사라지고, 색소성 자반은 정강이에 고춧가루를 뿌린 듯한 갈색 점이 오래 남아요.
출처: 특발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 서울대학교 의학정보, 2026 열람

혈관염성 자반과 혈소판 자반, 단순 자반은 어떻게 구분하나요?
만져지는지, 다리에만 있는지 온몸에 있는지, 잇몸 출혈이나 코피 같은 다른 출혈이 있는지, 관절통과 복통이 함께 오는지가 구분 포인트예요. 최종 구분은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로 해요.
첫 번째 기준은 "만져지는가"예요. 혈관염성 자반은 혈관 주위에 염증 세포가 모여 점이 살짝 솟아 있어 손끝에 걸려요. 혈소판 자반과 노인성 자반은 평평해서 만져지지 않아요. 두 번째 기준은 "어디에 있는가"예요. 다리 아래쪽과 엉덩이에 대칭으로 몰려 있으면 혈관염 쪽이고, 팔과 몸통, 입안까지 어디에나 흩어져 있으면 혈소판 쪽을 먼저 생각해요. 세 번째 기준은 "피부 밖의 출혈이 있는가"예요. 잇몸 출혈, 코피, 생리 과다, 혈뇨가 함께 있으면 혈소판 문제를 꼭 확인해야 해요.
출처: 특발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 서울대학교 의학정보, 2026 열람
IgA 혈관염은 10세 이전 어린이에게 가장 흔하고, 감기를 앓고 1~3주쯤 뒤에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요. 자반과 함께 발목·무릎 통증과 부종이 아이들 네 명 중 세 명꼴로 오고, 복통이 열 명 중 한 명에서 네 명꼴로 오는데 배가 발진보다 먼저 아프기도 해요. 콩팥이 함께 침범되어 소변에 피나 단백이 섞이는 경우도 20~55%로 알려져 있어 소변검사가 꼭 필요해요. 어른에게 생기면 아이보다 콩팥 침범이 더 흔하고 오래가는 편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