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진은 정확히 무엇을 가리키는 말인가요?
습진은 병 하나의 이름이 아니라, 피부에 염증이 생겨 가렵고 붉어지며 각질이나 진물이 나타나는 상태를 통틀어 부르는 큰 이름이에요.
습진은 피부에 염증이 생겨서 가렵고 붉어지며 각질이나 진물이 나타나는 상태를 통틀어 부르는 이름이고, 의학에서는 피부염이라는 말과 거의 같은 뜻으로 써요. "진료받은 곳에서는 습진이라고 하는데 어떤 습진인지는 말씀을 안 해 주셔서요", "습진이랑 아토피가 같은 건가요?" 진료실에서 이런 질문을 자주 들어요. 습진이라는 말이 헷갈리는 이유는, 그게 병 하나의 이름이 아니라 피부 염증이 보이는 모양을 묶어 부르는 큰 이름이기 때문이에요. 마치 '기침'이 감기, 천식, 역류성 식도염 어디에서나 나올 수 있는 것처럼, 습진이라는 모양도 여러 원인에서 나올 수 있어요.
출처: 습진, 국가건강정보포털, 질병관리청
그래서 습진이라는 말 앞에는 보통 무엇이 붙어요. 아토피피부염, 접촉피부염, 지루피부염, 화폐상습진, 손습진, 건성습진, 울체피부염 같은 이름이 그거예요. 앞에 붙는 말이 원인이나 부위, 모양을 알려 주고, 뒤의 습진 또는 피부염이라는 말은 피부에 염증이 있다는 공통점을 알려 줘요. 이 글에서는 이 큰 이름으로서의 습진을 기준으로 이야기하고, 아토피피부염과의 차이를 나누어 설명드릴게요. 이후 손습진, 어린이 습진, 겨울철 습진 글에서도 이 용어를 그대로 쓸 거예요.
습진의 공통 특징은 세 가지예요. 첫째, 가려워요. 통증보다 가려움이 앞서는 게 습진의 기본 성격이에요. 둘째, 경계가 대체로 흐릿해요. 붉은 부위와 정상 피부의 경계가 칼로 자른 듯 분명하지 않고 번져 보이는 경우가 많아요. 셋째, 시간에 따라 모양이 바뀌어요. 처음에는 붉고 작은 물집이나 진물이 보이다가, 오래되면 각질이 일어나고 피부가 두꺼워져요. 이 세 가지가 함께 있으면 어떤 이름이 붙든 습진의 범주로 먼저 봐요.

습진은 왜 생기나요? 장벽·자극·면역·행동이 어떻게 겹칠까요?
습진의 원인은 한 가지가 아니라, 피부장벽이 약해진 상태에 외부 자극이 닿고 면역이 반응하며 긁는 행동이 더해지는 구조로 만들어져요.
습진의 원인은 한 가지가 아니라, 피부장벽이 약해진 상태에 외부 자극이 닿고 면역이 반응하며 긁는 행동이 더해지는 구조로 만들어져요. "세제를 바꾼 것도 아닌데 갑자기 왜 생겼을까요?"라는 질문에 하나의 원인을 집어 답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 있어요. 같은 세제를 써도 피부가 건조한 계절에는 반응하고 여름에는 괜찮은 경우가 있는데, 자극은 그대로인데 장벽 쪽 조건이 달라진 거예요.
피부장벽은 각질층(피부 맨 바깥의 보호막)과 그 사이를 채우는 지질이 벽돌과 시멘트처럼 맞물린 구조예요. 잦은 세정, 뜨거운 물, 건조한 공기, 나이, 타고난 소인이 이 구조를 성글게 만들면 밖의 자극이 쉽게 들어오고 안의 수분이 빠져나가요. 그 틈으로 들어온 자극에 면역이 반응하면 붉어지고 가려워지고, 가려워서 긁으면 장벽이 더 상해요. 이렇게 장벽, 자극, 면역, 행동이 서로를 키우는 순환이 습진의 기본 구조예요.
출처: Hand eczema, The Lancet, 2019
자극의 종류에 따라 습진의 이름이 달라지기도 해요. 세제나 물처럼 누구에게나 피부를 상하게 하는 물질이 반복해서 닿아 생기면 자극접촉피부염, 니켈이나 특정 향료처럼 그 사람에게만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이 닿아 생기면 알레르기접촉피부염이라고 불러요. 환자 입장에서 확인해 보실 것은 두 가지예요. 습진이 생긴 자리에 무엇이 닿는지, 그리고 그 자극이 없어도 다른 부위에 비슷한 습진이 생기는지예요. 앞의 것은 자극 쪽을, 뒤의 것은 피부 바탕 쪽을 가리켜요.
출처: 접촉피부염, 국가건강정보포털, 질병관리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