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증상으로 문의하셨나요?
30대 중반 / 여성 / 치료·한약
5년째 아토피와 두드러기가 번갈아 생기고 있습니다. 지인이 피 한 번 뽑아서 수십 가지 음식의 지연성 알레르기를 알 수 있다는 검사를 받고 좋아졌다고 해서 저도 받아 볼까 고민 중입니다. 검사 결과 밀가루, 우유, 달걀, 쌀까지 수치가 나왔다는 사람도 있다던데, 그대로 다 끊어야 하는 건지 걱정입니다. 이 검사가 피부 질환에 정말 필요한지, 다른 방법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생기한의원 마포공덕점에서 답변해 드립니다.
흔히 지연성 음식 알레르기 검사로 알려진 음식 IgG 검사는 해당 음식을 자주 먹었다는 노출 정도를 반영하는 경우가 많아, 여러 알레르기 학회에서 음식 알레르기 진단 목적으로는 권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 왔습니다. 결과만 보고 여러 음식을 한꺼번에 끊기보다는 식사와 증상 기록, 필요한 경우 의료진의 확인을 거쳐 판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안녕하세요. 생기한의원 마포공덕점 이윤정 원장입니다.
음식과 관련된 알레르기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먹고 나서 몇 분에서 두 시간 안에 두드러기, 입술 부종, 구토, 숨참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즉시형 반응이고, 다른 하나는 몇 시간에서 하루이틀 뒤 피부가 가렵거나 습진이 악화되는 늦은 반응입니다. 즉시형 반응은 특정 음식에 대한 IgE 항체 검사와 피부 단자 검사로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의료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음식을 조금씩 먹어 보는 유발 검사로 확진합니다. 반면 시중에서 지연성 음식 알레르기 검사로 알려진 IgG 검사는 몸이 그 음식을 자주 접했다는 흔적을 보여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평소 자주 먹는 쌀, 밀가루, 우유, 달걀 수치가 높게 나오는 일이 흔합니다. 이 수치가 높다고 그 음식이 피부 질환의 원인이라는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 현재 알레르기 분야의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지인이 좋아진 경험도 음식 조절 외에 생활 변화가 함께 작용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검사 수치보다 실제로 먹은 뒤의 반응이 더 중요한 판단 기준입니다.
검사 결과만 보고 여러 음식을 한꺼번에 끊으면 생각보다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단백질과 칼슘, 여러 영양소가 부족해지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줄면서 식사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기도 합니다. 특히 성장기 아이에게 근거가 부족한 식이 제한을 오래 하면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또 반대로 오래 끊었던 음식을 다시 먹었을 때 이전보다 강한 즉시형 반응이 나타나는 경우도 보고되어 있습니다. 음식을 먹은 직후 입술과 혀가 붓거나 숨이 차고 목이 조이는 반응을 겪은 적이 있다면, 이것은 지연성 문제가 아니라 즉시형 알레르기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알레르기 진료가 가능한 내과나 소아청소년과에서 정확한 검사를 받으셔야 합니다. 이런 반응이 다시 생기면 즉시 응급 진료를 받으세요. 아토피가 심한 영유아에게 특정 음식 알레르기가 의심될 때도 소아청소년과와 상의해 검사 여부를 정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미 결과지를 받아 여러 음식을 끊고 있다면 갑자기 모두 되돌리기보다 의료진과 상의해 하나씩 다시 먹어 보는 순서를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생기한의원에서는 특정 음식 하나를 원인으로 단정하기보다, 음식이 피부에 영향을 주는 바탕인 소화 기능과 체질을 함께 살핍니다. 과식하거나 기름지고 단 음식을 먹은 뒤 가려움이 심해지고 몸이 무거운 분은 위장에 쌓인 습열을 덜어 내는 방향으로, 소화가 약해 조금만 먹어도 더부룩하고 묽은 변을 보는 분은 비위의 기능을 돕는 방향으로, 술과 매운 음식 뒤에 얼굴과 몸이 달아오르는 분은 열을 내리는 방향으로 한약을 구성합니다. 가려움이 심한 시기에는 침과 약침으로 피부 반응을 가라앉히고, 피부 상태에 따라 외용 관리를 더합니다. 이미 지연성 음식 검사 결과지를 갖고 계시다면 가져오셔도 좋습니다. 결과지를 그대로 따르기보다, 실제 식사 기록과 비교해 의심되는 음식 한두 가지를 정하고 일정 기간 줄였다가 다시 먹어 보며 피부 변화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함께 정리해 드립니다. 이 과정에서 영양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대체 음식도 함께 안내합니다. 피부가 안정된 뒤에는 줄였던 음식을 다시 늘려도 괜찮은지 함께 확인합니다.
집에서 바로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은 식사와 증상 일지입니다. 날짜와 함께 아침, 점심, 저녁, 간식으로 먹은 음식을 적고, 그날 밤과 다음 날 아침의 가려움 정도를 0부터 10까지 숫자로, 새로 올라온 부위를 짧게 적습니다. 수면 시간, 생리 주기, 운동, 스트레스, 술도 한 줄씩 남기면 음식 이외의 요인과 구별하기 쉽습니다. 최소 2주에서 4주 정도 모으면 특정 음식 뒤에 반복되는 패턴이 있는지 보입니다. 의심되는 음식이 나오면 한 번에 하나만 줄이고, 몇 주 뒤 다시 먹어 반응이 되풀이되는지 확인한 뒤에 결정합니다. 여러 음식을 동시에 바꾸면 무엇 때문에 달라졌는지 알 수 없습니다. 가공식품의 성분표를 읽는 습관을 들이고, 외식할 때 같은 음식을 먹어도 조리법에 따라 반응이 다른지도 적어 보세요. 일지 사진을 휴대폰에 모아 진료 때 보여 주시면 상담 시간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증상이 좋아진 날의 식사도 함께 적어 두면, 피해야 할 음식뿐 아니라 편하게 먹어도 되는 음식 목록도 함께 만들 수 있습니다.
진료를 직접 보지 않고 드리는 답변이라 제한이 있습니다. 실제 피부 상태와 체질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니, 가까운 생기한의원 지점에 내원하셔서 확인받으시길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