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증상으로 문의하셨나요?
40대 중반 / 남성 / 색소성 자반증
40대 중반 남성입니다. 매장에서 하루 10시간 가까이 서서 일하는데, 반년 전부터 양쪽 정강이와 발목 주변에 고춧가루를 뿌린 것 같은 붉은 점들이 생기더니 점점 갈색으로 넓게 번졌습니다. 아프거나 가렵지는 않습니다. 피부과에서 색소성 자반증이라고 들었는데, 혈액검사는 정상이었습니다. 피가 문제가 아니라면 도대체 왜 생기는 건지, 제 직업이나 생활 습관과 관련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생기한의원 부산서면점에서 답변해 드립니다.
색소성 자반증은 피부 얕은 곳의 가는 모세혈관에 약한 염증이 생겨 적혈구가 조금씩 새어 나오고, 그 철 성분이 갈색으로 남아 생깁니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오래 서 있어 다리 정맥압이 높아지는 것, 일부 약물, 옷 염료 같은 접촉 자극 등이 관련 요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생기한의원 부산서면점 김철윤 원장입니다.
색소성 자반증은 이름 때문에 피가 부족하거나 잘 멈추지 않는 혈액 질환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대부분은 피부 아주 얕은 층의 가는 모세혈관에서 생기는 국소적인 변화입니다. 이 모세혈관 주변에 림프구 같은 면역 세포가 모여 약한 염증을 일으키면 혈관 벽이 느슨해지고, 그 틈으로 적혈구가 조금씩 새어 나옵니다. 새어 나온 적혈구가 분해되면 그 안의 철 성분이 헤모시데린이라는 갈색 색소로 바뀌어 피부에 남는데, 처음에는 고춧가루를 뿌린 듯한 붉은 점으로 보이다가 시간이 지나며 갈색이나 황갈색 얼룩으로 넓어지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혈액검사에서 혈소판이나 응고 기능이 정상으로 나오는 것도 문제가 피 자체가 아니라 피부의 작은 혈관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 질환이 정강이와 발목에 잘 생기는 것은 중력 때문에 다리 아래쪽 정맥에 가장 큰 압력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오래 서 있으면 다리 정맥의 피가 위로 올라가기 어려워 정체되고, 모세혈관 안의 압력이 높아져 적혈구가 새어 나오기 쉬운 환경이 됩니다. 그래서 하루 대부분을 서서 일하시는 상황은 이 질환과 관련 있는 요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오래 서 있는 것 외에도 관련 요인으로 알려진 것들이 있습니다. 진통소염제나 일부 혈압약, 수면제 같은 약을 시작한 뒤 생긴 사례가 보고되어 있고, 옷이나 양말의 염료, 고무 밴드 같은 접촉 자극, 감기 같은 감염 뒤에 나타나기도 합니다. 하지정맥류처럼 다리 정맥 순환이 떨어진 상태가 있으면 더 잘 생기며, 음주나 격한 운동 뒤에 새 점이 늘어나기도 합니다. 다만 상당수는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한 채 오르내리며 오래 지속됩니다. 감별해야 할 상황도 있습니다. 점이 손으로 만졌을 때 도톰하게 솟아 있고 복통이나 관절통, 소변 색 변화가 함께 있다면 IgA 혈관염 같은 다른 혈관염일 수 있어 바로 진료가 필요합니다. 잇몸 출혈이나 코피가 잦고 멍이 쉽게 든다면 혈소판이나 응고 이상을 확인하는 혈액검사가 필요한데, 이미 정상으로 확인되셨다면 이 부분은 한시름 놓으셔도 됩니다. 다리가 붓고 피부가 두꺼워지며 가렵다면 정체성 피부염을, 발목 안쪽이 갈색으로 단단해진다면 정맥 순환 문제를 함께 확인해야 하므로 혈관외과나 피부과 진료를 권합니다. 새로 시작한 약이 있다면 처방 의료진에게 알려 주세요.
치료 가능성에 대해서는 따로 안내드린 글이 있으니, 여기서는 원인을 바탕으로 한 접근에 초점을 맞춰 말씀드리겠습니다. 생기한의원에서는 다리 혈관의 정체와 염증, 체질적인 열 상태를 함께 살핍니다. 한의학에서는 피가 혈관 밖으로 새어 나와 반점이 생기는 것을 반진으로 보고, 오래 서 있거나 앉아 있어 다리에 혈이 머무는 상태를 어혈, 피부에 열이 쌓여 혈관이 쉽게 상하는 상태를 혈열로 변증합니다. 다리가 무겁고 저녁마다 붓는 분은 순환을 돕고 정체를 풀어 주는 방향으로, 얼굴이 쉽게 붉어지고 몸에 열감이 있는 분은 혈열을 식히는 방향으로 한약을 조정합니다. 침 치료는 다리 순환을 돕는 목적으로 병행할 수 있습니다. 새로 생기는 붉은 점을 줄이는 것이 첫 단계이고, 이미 남은 갈색 색소는 철 성분이 흡수되는 데 시간이 걸려 수개월 이상 천천히 옅어지는 과정을 지켜봅니다. 혈액을 묽게 하는 약이나 혈압약을 드시는 분은 한약 복용 전에 처방 의료진과 상의하셔야 하며, 피부과에서 처방한 연고가 있다면 함께 쓰는 순서를 안내해 드립니다.
원인과 관련된 생활 요인을 줄이는 것이 새 점을 줄이는 데 중요합니다. 첫째, 서서 일하는 중에도 30분에서 1시간마다 발뒤꿈치를 들었다 내리는 까치발 운동을 20회 정도 반복해 종아리 근육으로 정맥 피를 올려 보냅니다. 둘째, 휴식 시간에는 잠깐이라도 앉아 다리를 의자나 상자 위에 올려 둡니다. 셋째, 의료용 압박 스타킹이 도움이 될 수 있으니 피부과나 혈관외과에서 적합한 압력과 착용 방법을 상의해 보세요. 넷째, 퇴근 후에는 다리를 심장보다 조금 높게 올리고 10~15분 쉬며, 잠잘 때 발 밑에 쿠션을 받칩니다. 다섯째, 꽉 끼는 양말 고무줄이나 바지 밑단 자국이 남지 않도록 하고, 새로 바꾼 양말이나 세제 뒤에 점이 늘었는지도 살핍니다. 여섯째, 과음과 지나친 사우나는 혈관을 확장시켜 새 점을 늘릴 수 있어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기록은 한 달에 한 번 같은 조명에서 정강이와 발목 사진을 찍고, 그달 근무 시간과 새로 먹은 약, 음주 횟수를 함께 적어 두면 어떤 요인이 영향을 주는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진료를 직접 보지 않고 드리는 답변이라 제한이 있습니다. 실제 피부 상태와 체질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니, 가까운 생기한의원 지점에 내원하셔서 확인받으시길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