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증상으로 문의하셨나요?
20대 중반 / 여성 / 여드름
20대 중반 여성입니다. 생리 전마다 턱과 입 주변에 염증성 여드름이 올라와 피부과 약을 먹다 끊다를 반복해 왔습니다. 최근 생리통 때문에 산부인과에서 피임약 복용을 권유받았는데, 한 친구는 피임약을 먹고 여드름이 좋아졌다고 하고, 다른 친구는 오히려 더 났다고 해서 헷갈립니다. 피임약이 여드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먹는다면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생기한의원 신도림점에서 답변해 드립니다.
피임약은 종류에 따라 여드름에 미치는 영향이 다릅니다.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틴이 함께 든 복합 경구피임약은 피지를 늘리는 남성 호르몬의 작용을 줄여 여드름이 좋아지기도 하지만, 프로게스틴만 든 제제는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복용 여부는 산부인과에서 위험 요인을 보고 결정합니다.
안녕하세요. 생기한의원 신도림점 이신기 원장입니다.
여드름은 피지선이 커지고 피지가 많아지며, 털구멍 입구의 각질이 두꺼워져 막히고, 그 안에서 여드름균과 염증 반응이 일어나면서 생깁니다. 이 가운데 피지 분비를 늘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테스토스테론 같은 남성 호르몬(안드로겐)으로, 여성의 몸에서도 난소와 부신에서 일정량이 만들어집니다. 복합 경구피임약에 들어 있는 에스트로겐은 간에서 성호르몬 결합 단백질을 늘려 혈액 속에서 자유롭게 작용하는 안드로겐의 양을 줄이고, 배란을 억제해 난소에서 만들어지는 안드로겐도 낮춥니다. 함께 들어 있는 프로게스틴 중 일부는 안드로겐 수용체를 차단하는 성질이 있어 피지 분비를 더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런 이유로 생리 주기에 따라 턱과 입 주변에 반복되는 여드름이 복합 경구피임약 복용 중 줄어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프로게스틴 가운데 남성 호르몬과 비슷한 성질을 가진 성분이 들어 있거나, 에스트로겐 없이 프로게스틴만 쓰는 피임 방법(먹는 약, 호르몬 자궁 내 장치, 피하 이식형 등)은 여드름을 늘리는 쪽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또 피임약을 먹다가 끊으면 억제되어 있던 호르몬 작용이 되돌아오면서 몇 달 동안 여드름이 다시 늘어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피임약이 여드름 치료의 한 방법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처방 여부는 피임약을 처방하는 산부인과와 피부과에서 판단할 일입니다. 복합 경구피임약은 혈전 위험을 높일 수 있어 흡연하는 35세 이상 여성, 혈전증이나 뇌졸중의 과거력이나 가족력이 있는 분,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전조 증상이 있는 편두통, 일부 간 질환이 있는 분에게는 쓰지 않거나 신중하게 결정합니다. 복용 중 한쪽 다리가 갑자기 붓고 아프거나, 숨이 차고 가슴이 아프거나, 심한 두통이나 시야 이상이 생기면 바로 응급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또한 여드름과 함께 생리 주기가 매우 불규칙하고 몸이나 얼굴에 털이 늘어나며 체중이 쉽게 늘어난다면 다낭성 난소 증후군 같은 호르몬 이상이 있는지 산부인과 검사가 먼저 필요합니다. 여드름처럼 보이지만 입 주변에 작은 붉은 좁쌀이 모여 따갑다면 구주위 피부염, 이마와 가슴에 고른 가려운 좁쌀이 난다면 말라세지아 모낭염일 수 있어 피부과 감별이 필요합니다. 먹는 여드름약(이소트레티노인)을 복용 중이라면 임신을 반드시 피해야 하므로 피임 방법도 처방 의료진과 함께 정하시기 바랍니다.
생기한의원에서는 호르몬 변화에 따라 오르내리는 여드름을 생리 주기와 체질의 흐름 속에서 봅니다. 생리 전에 얼굴로 열이 오르고 짜증과 가슴 답답함이 심해지며 턱 주변에 붉은 염증이 생기는 유형은 간의 기운이 막혀 열로 바뀐 상태로 보아, 열을 내리고 기운의 흐름을 풀어 주는 처방을 씁니다. 손발과 아랫배가 차고 생리통과 덩어리진 생리혈이 있으면서 턱 아래에 깊은 여드름이 오래 머무는 유형은 하복부의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어혈의 관점에서 접근합니다. 피지가 많고 몸이 무거우며 소화가 더딘 유형은 습열을 덜어내는 데 중점을 둡니다. 염증이 활발한 시기에는 염증을 가라앉히는 한약과 함께 침과 약침으로 얼굴의 열과 붓기를 줄이고, 필요하면 여드름 압출과 진정 관리를 더합니다. 염증이 줄어든 뒤에는 생리 주기에 맞춰 처방을 조절하여 생리 전에 반복되는 악화의 폭을 줄이는 데 목표를 둡니다. 피임약을 복용 중이거나 시작할 예정이라면 한약과 함께 써도 되는지 처방 의료진에게도 알려 주시고, 저희도 복용 약을 확인한 뒤 처방합니다. 피임약을 끊는 시기에 여드름이 다시 늘어나는 경우에도 이 흐름을 관리하는 데 도움을 드릴 수 있습니다.
피임약 복용을 고민하고 계시다면 먼저 지금의 여드름이 생리 주기와 얼마나 연관이 있는지 기록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달력이나 휴대전화 메모에 생리 시작일과 끝난 날, 여드름이 새로 올라온 날과 위치(턱, 입 주변, 이마, 볼), 개수와 염증 정도를 적어 두면 두세 주기만으로도 패턴이 보입니다. 생리 1~2주 전부터 턱 주변에 집중된다면 호르몬 영향이 큰 편이고, 주기와 관계없이 이마나 볼에 고르게 난다면 다른 요인을 먼저 살펴야 합니다. 피임약을 시작한 경우에도 같은 방식으로 기록하면 변화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되는데, 피임약의 여드름 작용은 바로 나타나기보다 여러 주기에 걸쳐 서서히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므로 초반 한두 달의 변화만으로 성급하게 결론 내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약은 정해진 시간에 빠뜨리지 않고 복용하고, 담배는 끊으시길 권합니다. 세안은 아침저녁 순한 세안제로 하고, 여드름을 손으로 짜지 않으며, 기름진 화장품과 두꺼운 화장은 줄입니다. 단 음식과 유제품, 수면 부족이 여드름과 함께 늘어나는지도 기록해 보세요. 생리통이 심하다면 아랫배를 따뜻하게 하고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진료를 직접 보지 않고 드리는 답변이라 제한이 있습니다. 실제 피부 상태와 체질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니, 가까운 생기한의원 지점에 내원하셔서 확인받으시길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