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증상으로 문의하셨나요?
30대 중반 / 남성 / 지루성 두피염
30대 중반 남성입니다. 3년쯤 전부터 두피가 가렵고 기름진 노란 비듬이 생겨 피부과에서 지루성 두피염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때 말라세지아라는 곰팡이가 원인균이라고 들었는데, 곰팡이라는 말에 머리를 제대로 안 감아서 생긴 건가 싶어 신경이 쓰입니다. 하루 두 번씩 감아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말라세지아는 정확히 어떤 균이고, 왜 저에게만 문제가 되는 건가요?
생기한의원 강남역점에서 답변해 드립니다.
말라세지아는 누구의 두피에나 사는 효모형 곰팡이로, 피지를 먹고 자라는 상재균입니다. 균이 있다는 것만으로 병이 되지는 않고, 피지가 많거나 장벽과 면역 반응이 예민한 사람에게서 균이 피지를 분해해 만든 자극 물질에 염증이 생기면 지루성 두피염으로 나타납니다. 위생이 나빠서 생긴 병은 아닙니다.
안녕하세요. 생기한의원 강남역점 고혜연 원장입니다.
말라세지아(Malassezia)는 사람의 피부에 원래 살고 있는 효모형 곰팡이의 한 무리로, 건강한 사람의 두피와 얼굴, 가슴, 등에서도 흔히 발견됩니다. 스스로 지방을 만들지 못해 피부의 피지를 먹고 사는 성질이 있어 피지선이 발달한 두피, 이마, 코 옆, 눈썹 같은 부위에 많이 모여 있습니다. 두피에서는 주로 말라세지아 레스트릭타와 글로보사라는 종이 많이 관찰됩니다. 이 균은 피지의 중성지방을 분해하는 효소를 내는데, 이 과정에서 올레산 같은 유리 지방산이 만들어집니다. 피부 장벽이 튼튼하고 면역 반응이 차분한 사람은 이 물질에 별 반응을 보이지 않지만, 체질적으로 예민한 사람에게서는 지방산이 각질층으로 스며들어 염증을 일으키고, 각질이 빨리 만들어지고 떨어지면서 기름진 비듬과 붉은 기, 가려움이 생깁니다. 그래서 지루성 두피염을 이해할 때는 균의 존재보다 균이 늘어나기 쉬운 환경(피지 분비 증가)과 그 자극에 대한 피부의 반응(장벽과 면역의 예민함)을 함께 보는 것이 맞습니다. 사춘기 이후, 남성 호르몬의 영향으로 피지가 많은 시기,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가 쌓인 시기에 악화되기 쉬운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두피에 비듬과 가려움이 있다고 모두 말라세지아와 관련된 지루성 두피염은 아닙니다. 경계가 뚜렷한 붉은 판 위에 은백색의 두꺼운 각질이 쌓이고 이마 경계를 넘어 번진다면 두피 건선을, 샴푸나 염색약, 헤어 제품을 바꾼 뒤 가렵고 진물이 난다면 접촉피부염을 먼저 생각합니다. 비듬과 함께 동그란 탈모 부위가 생기고 머리카락이 끊어진다면 백선균에 의한 두부 백선일 수 있는데, 같은 곰팡이라도 말라세지아와는 다른 균이라 먹는 항진균제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 피부과 진단이 꼭 필요합니다. 머리카락에 하얀 알갱이가 붙어 잘 떨어지지 않고 아이에게서 생겼다면 머릿니도 확인해야 합니다. 털구멍마다 고름이 잡히고 아프다면 세균성 모낭염일 수 있습니다. 이런 감별은 눈으로만 보기 어려울 때가 있어 피부과에서 진찰과 필요한 경우 곰팡이 검사를 받는 것이 정확합니다. 지루성 두피염으로 진단된 경우에도 진물이 나고 노란 딱지가 앉으며 통증이 생긴다면 세균 감염이 겹쳤을 수 있으니 진료를 다시 받으세요. 처방받은 항진균 샴푸나 연고는 정해진 사용법을 지키고, 줄이거나 바꿀 때는 처방한 의료진과 상의해 주세요.
생기한의원에서는 말라세지아를 없애야 할 외부의 적으로만 보기보다, 이 상재균이 과하게 늘어나고 그 자극에 피부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몸의 상태를 함께 조절하는 데 초점을 둡니다. 체질 변증으로 보면 기름진 음식과 술, 수면 부족으로 습열이 머리 쪽으로 몰리는 유형, 스트레스와 과로로 열이 위로 오르며 두피가 화끈거리는 유형, 두피가 건조하고 하얀 각질이 날리며 진액이 부족한 유형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습열이 많은 경우에는 열과 습을 덜어 피지 분비가 과한 상태를 가라앉히는 한약을, 열이 오르는 경우에는 위로 뜬 열을 내리고 긴장을 풀어 주는 처방을, 건조한 경우에는 진액을 보충해 장벽 회복을 돕는 처방을 씁니다. 염증과 가려움이 심한 초기에는 붉은 기와 가려움을 가라앉히는 데 중점을 두고, 두피에 쓸 수 있는 한약 외용제나 두피 진정 관리를 더하며, 필요하면 침 치료로 머리와 목 주변의 열과 긴장을 풀어 줍니다. 증상이 줄어든 뒤에는 재발을 줄이기 위해 수면, 식사, 스트레스 조건을 함께 점검하며 처방을 조정합니다. 항진균 샴푸 등 피부과 치료와 병행하실 때는 처방 의료진과 상의해 주세요.
생활 관리에서는 말라세지아가 좋아하는 환경, 즉 피지가 오래 고이고 두피가 축축한 상태를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머리는 하루 한 번을 기본으로 미지근한 물에 감고, 샴푸 거품을 손끝으로 두피에 문지른 뒤 충분히 헹구어 잔여물이 남지 않게 합니다. 하루 두 번 이상 세게 감는 것은 장벽을 오히려 약하게 만들 수 있어 피합니다. 감은 뒤에는 수건으로 두드리듯 물기를 닦고, 드라이어의 미지근하거나 시원한 바람으로 두피부터 말려 축축한 채로 자거나 모자를 쓰지 않도록 합니다. 처방받은 항진균 샴푸가 있다면 거품을 낸 뒤 바로 헹구지 말고 정해진 시간 동안 두었다가 씻어 내야 제대로 작용합니다. 두피에 오일이나 무거운 헤어 제품을 바르는 것은 균의 먹이가 될 수 있어 줄이고, 손톱으로 각질을 긁어 떼지 않습니다. 기름진 음식과 술, 야식은 피지 분비와 열감을 키우는 경우가 있어 증상이 올라온 날과 함께 기록해 보시면 자신에게 영향이 큰 요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잠드는 시간과 스트레스 정도, 비듬·가려움 점수를 일주일 단위로 적어 두면 악화 요인을 파악하고 치료 반응을 비교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진료를 직접 보지 않고 드리는 답변이라 제한이 있습니다. 실제 피부 상태와 체질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니, 가까운 생기한의원 지점에 내원하셔서 확인받으시길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