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습진과 주부습진은 같은 말인가요?
손습진은 손에 생기는 습진을 통틀어 부르는 이름이고, 주부습진은 그중 물과 세제에 반복해서 닿아 생기는 자극접촉피부염을 일상에서 부르는 말이에요.
"설거지만 하면 손가락 끝이 갈라져요. 연고를 바르면 며칠 좋다가 또 그래요." 진료실에서 손을 내밀며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아요. 손가락 끝과 손등이 마르고 갈라지며 붉어지고, 심하면 물집과 진물이 생기는 것이 흔한 모습이에요. 주부라는 말이 붙어 있지만 요리사, 미용사, 간호사, 청소 노동자, 어린 자녀를 돌보는 부모처럼 손이 자주 젖는 사람 누구에게나 생겨요.
출처: 습진, 국가건강정보포털, 질병관리청
손습진은 원인에 따라 크게 세 갈래로 나눠요. 물, 세제, 마찰처럼 누구에게나 피부를 상하게 하는 자극이 반복되어 생기는 자극접촉피부염, 니켈, 고무 성분, 향료, 방부제처럼 그 사람에게만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에 닿아 생기는 알레르기접촉피부염, 그리고 아토피피부염의 바탕이 손에 드러난 아토피 손습진이에요. 이 세 가지는 겹치는 경우가 많아서 한 사람의 손에 둘 이상이 함께 있을 수 있어요.
출처: Hand eczema, The Lancet, 2019
이 글에서는 이 세 갈래를 나누어 보는 기준과, 왜 손습진이 유독 오래가는지를 설명해 볼게요. 이전 글에서 정리한 대로 습진은 병 하나의 이름이 아니라 피부 염증의 모양을 묶어 부르는 이름이고, 손습진도 마찬가지로 "손에 생긴 어떤 습진인지"를 먼저 가려야 관리 방향이 정해져요.

손습진이 잘 낫지 않는 첫 번째 이유는 무엇인가요? 장벽이 회복되기 전에 다시 젖기 때문일까요?
상한 피부장벽이 회복되는 데 걸리는 시간보다 손이 다시 젖고 씻기는 간격이 훨씬 짧기 때문이에요.
"연고 바르면 괜찮아지는데 왜 자꾸 돌아오죠?"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여기 있어요. 붉은 기가 가라앉아서 겉으로 나은 것처럼 보여도 각질층(피부 맨 바깥의 보호막)의 지질 구조와 수분 유지 기능은 그보다 훨씬 늦게 돌아와요. 겉이 나았다고 예전처럼 손을 쓰면 아직 성근 담장에 다시 물이 들이치는 셈이죠.
물 자체도 자극이에요. 손을 물에 오래 담그면 각질층이 부풀었다가 마르면서 지질이 빠져나가고, 세제는 그 지질을 더 씻어 내요. 뜨거운 물은 이 과정을 빠르게 하고요. 여기에 고무장갑 안에 차는 땀, 손 소독제의 알코올, 종이나 흙을 만지는 마찰이 더해지면 장벽이 회복될 틈이 없어요. 손습진 진료지침에서 젖은 작업을 줄이고 보호 장갑을 쓰며 씻은 직후 보습하는 것을 기본으로 두는 이유예요.
출처: Guidelines for diagnosis, prevention and treatment of hand eczema, Journal der Deutschen Dermatologischen Gesellschaft, 2015
환자분 입장에서 확인해 보시면 좋은 건, 하루에 손을 물에 담그거나 씻는 횟수와 그 뒤에 보습제를 바른 횟수의 차이예요. 씻는 횟수가 열 번인데 보습이 두 번이라면 여덟 번은 장벽이 맨몸으로 자극을 받는 거예요. 이 차이를 줄이는 게 어떤 연고보다 먼저예요. 다만 아무리 관리해도 반복되면 자극 말고 다른 갈래가 겹쳐 있는지 살펴봐야 해요.
자극성인가, 알레르기성인가, 아토피 바탕인가, 세 갈래를 어떻게 나누어 볼까요?
생긴 자리, 시작 시점, 자극을 피했을 때의 변화로 세 갈래를 나누어 볼 수 있어요.
아래 정리는 흔히 보이는 차이를 모은 것으로, 어느 쪽인지 스스로 확정하기 위한 게 아니라 진료에서 무엇을 먼저 볼지 정리하기 위한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