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환
습진에서 가장 먼저 손볼 건 음식이 아니라 물과 세제에 닿는 시간, 장갑, 그리고 씻은 뒤 보습까지의 순서예요. 음식 제한은 검사와 반복된 기록으로 그 음식이 확인된 경우에만 의미가 있고요, 확인 없이 여러 음식을 한꺼번에 끊는 건 권해 드리지 않아요. 매일 씻기, 적당한 운동, 계절에 맞는 외출은 바꾸지 않으셔도 되고,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바꾸기보다 한 번에 하나씩 2주간 기록하면서 확인하는 게 좋아요. 자극을 줄이고 보습을 2~4주 꾸준히 했는데도 붉은 부위가 그대로거나 넓어진다면 진료에서 평가를 받으시는 게 순서예요.
습진은 특정 병 하나의 이름이 아니라 가려움, 붉어짐, 각질, 진물처럼 피부에 염증이 생겼을 때 나타나는 모양을 묶어 부르는 이름이에요. 아토피피부염은 습진의 한 종류이고, 접촉피부염이나 화폐상습진처럼 원인과 경과가 다른 습진이 여러 가지 있어요. 어디에, 무엇이 닿은 뒤, 얼마나 오래 반복되는지가 습진의 종류를 가르는 첫 기준이 돼요.
이 체크리스트는 습진인지 아닌지를 스스로 결정하려고 만든 게 아니라, 진료 전에 내 피부 상태를 정리해 가기 위한 확인 항목이에요. 가려움의 성격, 경계, 축축함과 마름, 닿는 물질, 부위, 경과, 병력까지 열 가지를 돌아보면 의료진에게 어떤 정보를 전하면 좋을지 분명해져요. 빠르게 번지는 발진, 진물과 노란 딱지, 열감과 통증, 한쪽에만 생긴 가루 같은 각질이 있다면 체크리스트보다 진료가 먼저예요.
한포진은 손가락 옆면·손바닥·발바닥에 양쪽 대칭으로 깊은 작은 물집이 생기고, 무좀은 발가락 사이나 한쪽 발에서 시작해서 곰팡이가 확인돼요. 손습진과 접촉피부염은 물집보다 붉음·각질·갈라짐이 앞서고 닿는 물건이 있는 자리에 생기는 경향이 있어요. 모양만으로 확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서 진균검사와 접촉 이력 확인이 감별의 핵심이에요.
손습진은 손에 생기는 습진을 통틀어 부르는 이름이고, 흔히 주부습진이라고 부르는 것은 물과 세제에 반복해서 닿아 생기는 자극접촉피부염이 대부분이에요. 잘 낫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손상된 피부장벽이 회복되는 데 걸리는 시간보다 다시 젖고 씻는 간격이 훨씬 짧기 때문이에요. 자극성인지, 알레르기성인지, 아토피피부염 바탕이 있는지에 따라 관리 방향이 달라서 이 세 갈래를 나누어 보는 것이 첫 기준이에요.
아토피피부염, 접촉피부염을 비롯한 습진, 지루성피부염은 모두 붉고 가려운 피부염이지만 생기는 부위, 각질의 성격, 반복되는 경과가 달라요. 접히는 부위에 건조한 각질과 함께 오래 반복되면 아토피피부염, 피지가 많은 부위에 기름진 노란 각질이 붙으면 지루성피부염, 닿는 자리에만 경계가 뚜렷하게 생기면 접촉피부염을 먼저 봐요. 세 가지가 겹쳐 있거나 성인이 되어 처음 생긴 경우라면 스스로 결론 내리기보다 의료 평가를 받아 보시는 게 좋아요.
여름 습진은 땀과 습도, 잦은 세정으로 피부 장벽이 상하고 몸 안에 습열이 쌓여 악화되며, 스테로이드 연고를 반복하면 재발 주기가 짧아집니다. 한의원에서는 체질에 따라 열과 습을 풀거나 진액을 보충하는 한약으로 몸 안의 조건을 조절하면서 연고를 단계적으로 줄입니다. 규격 한약재의 정량 처방은 일반적으로 간에 큰 부담을 주지 않으며, 기저 질환과 복용 약은 초진 때 알려 주시면 반영합니다.
동전 모양 병변은 백선과 화폐상습진이 혼동되기 쉬우며, 백선은 가운데가 나으면서 고리 모양으로 퍼지지만 화폐상습진은 전체가 고르게 붉고 진물과 딱지, 심한 가려움이 특징이며 무좀 연고에 반응하지 않습니다. 한의원에서는 열을 내리고 피부에 윤기를 주는 한약과 약침·광선·외용 치료를 병행합니다. 뜨거운 물과 때수건을 피하고 보습을 두껍게 하며 음주를 줄이는 관리가 필요합니다.
무좀은 발가락 사이에서 시작해 가려움·냄새·축축한 각질이 특징이지만, 발바닥 습진은 발바닥과 뒤꿈치가 마르며 두껍게 벗겨지고 갈라져 통증이 두드러집니다. 무좀약에 오래 반응이 없다면 습진을 의심하고 검사로 무좀 여부를 확인한 뒤, 한의원에서는 피부에 윤기를 주고 회복을 돕는 한약과 약침·광선·외용 치료를 병행합니다. 각질을 밀지 않고 밤에 보습 연고와 면양말로 관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