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를 끊었더니 왜 더 심해지나요?
연고가 염증을 눌러 두고 있었을 뿐, 염증을 만드는 조건은 그대로였기 때문이에요.
스테로이드 연고를 끊고 나서 피부가 더 심해지는 가장 흔한 이유는, 연고가 염증을 눌러 두고 있었을 뿐 염증을 만드는 조건은 그대로였기 때문이에요. "바를 때는 깨끗했는데 끊자마자 전보다 더 빨갛게 올라왔어요. 연고 때문에 더 나빠진 건가요?" 진료실에서 가장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예요. 답은 두 갈래예요. 대부분은 눌려 있던 원래 병이 다시 올라온 것이고, 일부는 연고를 오래 강하게 쓴 뒤 끊을 때 나타나는 반동 반응이 겹친 거예요. 어느 쪽인지에 따라 대응이 달라지니까 구분이 필요해요.
아토피피부염은 피부장벽이 약하고 면역 반응이 치우쳐서 염증이 반복되는 병이에요. 스테로이드 연고는 그 염증 반응을 빠르게 낮추는 약이지, 장벽을 고치거나 악화 조건을 없애는 약은 아니에요. 그래서 연고로 붉은기가 가라앉은 상태는 '병이 사라진 상태'가 아니라 '염증이 억제된 상태'예요. 이 차이를 모르면 깨끗해진 피부를 보고 다 좋아졌다고 여겨 갑자기 끊게 되고, 억제가 풀리면서 염증이 한꺼번에 올라오는 걸 겪게 돼요.
출처: Guidelines of care for the management of atopic dermatitis: section 2. Management and treatment with topical therapies, Journal of the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2014
이 글은 스테로이드 연고를 쓰지 말라는 글이 아니에요. 연고가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않는지, 끊을 때 나타나는 변화를 어떻게 읽는지, 줄여 가는 순서를 어떻게 정하는지를 다뤄요. 지금 쓰고 있는 연고를 이 글을 읽고 스스로 끊는 건 권하지 않아요.

스테로이드 연고는 정확히 무엇을 하나요?
피부의 염증 반응을 빠르게 낮춰서 붉은기, 가려움, 부종을 줄이는 약이에요.
스테로이드 연고는 피부의 염증 반응을 빠르게 낮춰서 붉은기, 가려움, 부종을 줄이는 약이고, 아토피피부염 치료에서 오랫동안 기본으로 쓰여 온 약이에요. 세기는 여러 단계로 나뉘어서 부위와 나이, 병변의 두께에 따라 다르게 골라요. 얼굴과 접히는 부위처럼 피부가 얇은 곳에는 약한 것을, 손발이나 두꺼워진 병변에는 더 센 것을 쓰는 식이에요.
출처: Guidelines of care for the management of atopic dermatitis: section 2. Management and treatment with topical therapies, Journal of the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2014
연고가 하지 않는 일도 분명해요. 약해진 피부장벽을 보강하지 않고, 건조한 공기나 땀, 수면 부족 같은 악화 조건을 바꾸지 않으며, 염증을 만드는 면역의 치우침 자체를 되돌리지도 않아요. 쉽게 말해 불이 난 곳에 물을 뿌리는 역할이지, 불이 잘 붙는 집을 고치는 역할은 아니에요. 그래서 진료지침에서도 연고는 보습과 자극 관리라는 기본 위에 얹어 쓰는 것으로 두고, 염증이 가라앉은 뒤에도 보습은 계속하도록 해요.
얼굴이나 눈 주위, 접히는 부위처럼 피부가 얇아서 스테로이드를 오래 쓰기 어려운 곳에는 스테로이드가 아닌 국소 면역조절제를 쓰기도 해요. 이 약은 피부를 얇게 만들지 않아서 얇은 부위의 유지 요법에 쓰이지만, 바른 초기에 화끈거림이 있을 수 있고 효과가 나타나는 속도가 달라요. 어떤 약을 어느 부위에 쓸지는 병변의 두께와 위치, 지금까지의 반응을 보고 정하는 것이라, 스스로 바꾸기보다 진료에서 정하는 게 맞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