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귀는 정말 옮나요?
네, 옮아요. 다만 공기로 퍼지지는 않고, 닿는다고 꼭 생기는 것도 아니에요.
사마귀는 인유두종바이러스가 피부 표피(피부의 맨 바깥층)에 들어가 생기는 감염이라서, 바이러스가 다른 사람의 피부에 닿고 그 피부에 들어갈 틈이 있으면 새 병변이 생길 수 있어요. "아이 손에 사마귀가 있는데 같이 자도 되나요?", "제 발바닥 때문에 온 가족이 옮을까 봐 화장실을 따로 쓰고 있어요." 진료실에서 이런 걱정을 정말 자주 들어요. 옮는 건 맞지만, 걱정의 방향은 조금 조정할 필요가 있어요.
출처: 사마귀, 국가건강정보포털, 질병관리청
먼저 알아 두실 것은 사마귀가 공기로 퍼지지는 않는다는 점이에요. 같은 방에서 자고 같은 식탁에서 밥을 먹고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는 옮지 않아요. 옮는 경로는 맨살과 맨살이 직접 닿는 접촉, 그리고 바이러스가 묻은 물건을 통한 간접 접촉이에요. 그래서 가족 안에서 실제로 문제가 되는 건 함께 자는 게 아니라, 함께 쓰는 물건과 맨발로 다니는 바닥이에요.
두 번째로 알아 두실 것은 닿는다고 꼭 생기지는 않는다는 점이에요. 앞선 글에서 정리한 것처럼 사마귀는 바이러스, 들어올 틈, 그리고 몸이 바이러스를 알아보고 밀어내는 힘이라는 세 가지 조건이 맞물릴 때 생겨요. 같은 슬리퍼를 신은 가족 중 한 사람에게만 생기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죠. 그러니 가족 중 누군가에게 사마귀가 생겼다고 해서 위생이 나빴다거나 관리를 잘못했다는 뜻은 아니에요. 조건이 겹친 것이지, 잘못한 게 아니거든요.
출처: Cutaneous warts: an evidence-based approach to therapy, American Family Physician, 2005

가족 안에서는 어떤 경로로 옮나요?
젖은 상태로 맨살에 닿는 물건과 피부에 상처를 남기는 도구, 그러니까 수건·욕실 슬리퍼·면도기·손톱깎이가 가장 흔한 통로예요.
가족 간 전파에서 가장 흔한 통로는 젖은 상태로 맨살에 닿는 물건과, 피부에 상처를 남기는 도구예요.
내 몸 안에서 번지는 자가접종은 어떻게 막나요?
병변을 뜯거나 긁는 습관을 줄이고, 밴드로 덮어 두는 게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에요.
가족보다 훨씬 자주 일어나는 전파는 사실 본인 몸 안에서의 이동이에요. 이걸 자가접종이라고 불러요. 신경 쓰이는 병변을 손톱으로 뜯거나 긁으면 바이러스가 손끝에 묻고, 그 손으로 거스러미를 뜯거나 다른 피부를 긁으면 그 틈으로 들어가 새 병변이 생기는 거죠. 손톱 주변 사마귀가 여러 손가락으로 번지거나, 얼굴의 편평 사마귀가 면도 방향을 따라 줄지어 늘어나는 모습이 흔해요.
출처: Topical treatments for cutaneous warts, Cochrane Database of Systematic Reviews, 2012
이 경로는 눈에 잘 띄지 않아서 오해를 만들어요. 치료를 받고 있는데도 새 병변이 계속 생기면 치료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옮기는 통로가 아직 열려 있는 상태일 수 있거든요. 그래서 어떤 치료를 받든 만지고 뜯는 습관을 함께 다루지 않으면 같은 자리를 계속 맴돌게 돼요.
실제로 도움이 되는 방법은 병변을 물리적으로 가려 두는 거예요. 밴드나 방수 테이프로 덮어 두면 손이 닿는 횟수 자체가 줄고, 표면에서 떨어져 나온 각질이 주변에 흩어지는 것도 줄어들어요. 손톱은 짧게 유지하시고, 손을 씻은 뒤에는 잘 말려 주세요. 아이라면 잠들기 전에 손톱을 다듬어 두고, 낮에 자주 만지는 자리에는 밴드를 붙여 두는 게 현실적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