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치료를 하면 사마귀에 무슨 일이 일어나나요?
얼리는 순간 병변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얼린 자리의 세포가 손상을 입고 며칠에 걸쳐 딱지가 되어 떨어져 나가요.
냉동치료는 액체질소 같은 아주 낮은 온도의 물질을 병변에 닿게 해서 그 부분의 세포를 얼렸다 녹이는 과정을 반복하는 방법이에요. "얼렸는데 왜 아직 있어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 얼리는 순간 병변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얼린 자리의 세포가 손상을 입고 며칠에 걸쳐 딱지가 되어 떨어져 나가는 순서로 진행돼요. 그래서 치료 직후에는 오히려 부풀고 물집이 잡히며, 그 뒤로 색이 어두워지다가 각질과 함께 떨어져요.
출처: Cutaneous warts: an evidence-based approach to therapy, American Family Physician, 2005
여기서 중요한 건 냉동치료가 하는 일이 두 가지라는 점이에요. 하나는 감염된 표피(피부 맨 바깥층) 세포를 물리적으로 상하게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과정에서 생긴 염증을 통해 몸이 "여기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를 받도록 하는 거예요. 앞선 글에서 설명드린 것처럼 사마귀는 요란한 염증 없이 조용히 자리 잡는 병변이라 몸이 알아차릴 신호가 약한데, 치료로 만들어진 염증이 그 신호를 대신하는 역할을 하는 셈이죠.
그래서 냉동치료 뒤 며칠 동안 붉고 부어오르며 물집이 생기는 건 실패의 표시가 아니라 예상되는 경과예요. 반대로 아무 반응 없이 며칠 만에 원래대로 돌아온다면, 얼린 깊이가 병변에 충분히 닿지 않았을 가능성을 생각하게 돼요. 발바닥처럼 각질이 두꺼운 자리에서 특히 그런 일이 생기거든요.

그런데 왜 같은 자리에 다시 올라오나요?
눈에 보이는 병변과 실제 감염 범위가 다르고, 몸의 인식이 아직 자리 잡지 못했고, 옮겨 가는 통로가 열려 있기 때문이에요.
가장 큰 이유는 눈에 보이는 병변과 실제 감염 범위가 같지 않기 때문이에요. 사마귀에서 우리가 보는 건 두꺼워진 각질 덩어리이지만, 그 주변의 겉보기에 멀쩡한 표피에도 감염된 세포가 조금씩 퍼져 있을 수 있어요. 얼리는 범위는 병변과 그 가장자리에 한정되니까, 조금 떨어진 곳에 남아 있던 세포가 시간이 지나며 다시 두꺼워지면 "치료했는데 또 생겼다"로 보이는 거죠. 실제로는 새로 감염된 게 아니라, 처음부터 있던 범위가 뒤늦게 드러난 것에 가까워요.
두 번째 이유는 면역이에요. 사마귀가 완전히 정리되려면 결국 몸이 감염된 세포를 알아보고 밀어내는 과정이 함께 일어나야 해요. 치료는 그 과정을 도와주는 자극이지, 대신해 주는 게 아니거든요. 몸이 바이러스를 인식하는 힘이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시기에는 물리적으로 상하게 한 부분만 정리되고 남은 세포는 그대로 남아서, 몇 주에서 몇 달 뒤 다시 올라오는 흐름이 반복돼요. 같은 치료를 같은 횟수로 받아도 사람마다 경과가 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세 번째 이유는 통로가 열려 있는 경우예요. 치료를 받는 동안에도 병변을 만지고 뜯거나, 젖은 슬리퍼와 수건을 계속 함께 쓰거나, 면도날이 병변을 스치고 있다면 새 병변이 계속 생겨요. 진료실에서 "치료 효과가 없는 것 같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의 상당수가 사실은 옮겨 가는 통로를 함께 닫지 못한 경우예요. 그래서 치료와 생활 관리는 순서를 다투는 게 아니라 같이 가는 거예요.
왜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여러 번 받게 되나요?
한 번에 깊고 넓게 얼리면 통증·물집·색소 변화·흉터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나누어 받는 방식이 일반적이에요.




